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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총장 ‘기여입학 허용해야’ 교육계 ‘싸늘한 반응’

최종수정 2010.12.23 11:27 기사입력2010.12.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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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이 대학에서 기여입학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 총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교육계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장은 지난 21일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학생 수 감소와 등록금 상한제 등으로 사립대 재정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기여입학제를 허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취임한 이 총장은 기여입학제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는 “수능 시험 결과 때문에 자살을 선택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대학 진학을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기여입학제를 도입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대학도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우선 경영의 내실을 다지고 기부 문화 자체를 보다 활성화하면서 정부에도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방법 등을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도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것이 학교 현장의 목소리”라며 “학벌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상황이 완화되고 국민과 학부모의 정서가 많이 변한 이후에나 거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만중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역시 “자율고 때문에 현재 중·고등학교에서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계층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학에서 기여입학을 합법화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그나마 유지되어 온 교육에서의 기회균등을 허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한편에서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회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이 총장이 평소에도 비슷한 의견을 밝혀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해 교과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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