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에서 대북정책 논쟁 '2라운드'가 펼쳐졌다. 전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한바탕 논쟁이 벌어진데 이어 이날 오전까지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당 중진들간 벌어진 대북정책 논란과 관련, 대북유화론을 강력 비판했고,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주장했던 정두언 최고위원은 대북정책 재검토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반박했다.

두 친이(친이명박)계 최고위원간 설전이 격화되자, 친박(친박근혜)계인 서병수 최고위원과 중립 성향의 나경원 최고위원이 뜯어 말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시점에서 대북유화정책을 펴라는 것은 정부가 취하고 있는 정책에 탄력성이나 추진력, 추동력을 잃게하는 문제"라며 "국가 정책을 당파적이나 인기몰이식으로 하는 발언은 삼가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남경필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장이 햇볕정책을 일부 긍정 평가한 것에 대해 "햇볕정책은 지난 10년간 위장된 평화시대였다"면서 "북에 퍼준 물자로 미사일을 개발하고 인공위성을 개발했는데 어떻게 그것을 평화시대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남 위원장은 전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남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은 둘 다 일정한 실패와 성과가 각각 있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또 남 위원장이 "여야 합의 없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서도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을 당파적이나 인기몰이식 발언으로 작전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날 대북정책 재검토를 주장한 정두원 최고위원은 러시아 출신의 라미코프 교수의 기고글을 인용 "정책이라는 것은 진도가 나가야 하는데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은 만큼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행된 결과는 주변국들로부터 한국의 고립화가 심화됐고, 이익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만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최고위원간 설전이 벌어지자 서병수 최고위원은 "우리 당내 문제를 갖고 갑론을박을 하거나 서로 의견이 달리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대북정책 노선 같은 대외적으로 중요한 정책은 내부적으로 정리되고 정부측과도 상당한 논의 끝에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대북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하나의 마음으로 모으는 것이 좋다고 본다"면서 "대북정책은 긴장완화와 함께 가야하지만, 내부적으로 조율된 의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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