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포스코 건설이 성남시 분당구에 조성되는 백현유원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내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서울고법 행정8부(심상철 부장판사)는 포스코 건설이 "성남시가 자사를 백현유원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가 '협상에 필요한 사업계획서를 미제출해 사업에 지장을 줬고, 최종 사업계획서에서 재원조달계획 등을 제시하지 않아 사업계획 검토를 불가능하게 했다'는 이유로 선정을 철회한 건 부당하다"며 성남시를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지정취소처분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포스코 건설은 백현유원지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2005년 8월부터 최종 협상이 종결되기까지 3년 8개월간의 협상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업계획서 제출을 미뤘으며, 협상 기간 동안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사업내용이나 재원조달계획 등의 내용 또한 대체로 구체적이지 않았다"면서 "백현유원지 사업은 처음 공모가 시작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빠른 진행이 필요한데 현재 포스코 건설이 제출한 최종 사업계획서에는 개략적인 사업 내용만이 담겨 있어 성남시가 포스코 건설과 협상을 계속한다고 해서 해당 사업이 원만하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투자법 등에 따르면 사업을 담당하는 관청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 과정에서 세부적인 사업계획 등이 사업조건이나 목적에 맞지 않으면 공익상 필요에 의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할 수 있다"면서 "성남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해 얻는 공익상 필요가 포스코 건설이 입게 될 피해보다 더 크므로 성남시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분당구 정자동에 대규모 위락단지인 백현유원지를 조성하려 2002년 사업시행자를 공모했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6개 업체 가운데 태영이 참여한 태영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포스코 건설은 얼마 뒤 "태영컨소시엄의 사업계획에 포함된 분양 가능한 숙박시설이 유원지에 들어설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성남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했다"며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2005년 4월 '태영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태영컨소시엄에 이어 2순위 협상대상자로 평가된 포스코 건설은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성남시와 사업계획 협상을 진행했고, 수익성 문제 등을 두고 여러 차례 협상에서 마찰을 빚었다.

성남시는 협상 과정에서 포스코 건설이 사업계획서 제출을 여러 번 미루고 구체적인 내용 없이 개략적 내용만이 담긴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태도를 보이자 지난해 4월 "사업추진 의지가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종결을 통보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

성정은 기자 jeu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