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형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소셜 커머스는 소비자들에 대한 AS 대응 수준을 높여야 발전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오픈형 SNS 기반 구축돼야… 소비자 피해 막을 법적 뒷받침도 필요

소셜 커머스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린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눈으로 보였던 소셜 커머스의 성장 모습을 총평하자면 ‘그루폰식 마케팅 모델의 급격한 성장’과 ‘소셜 커머스에 대한 다양성 부족’ 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그루폰식 공동구매형 모델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급격하게 시장이 증대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에는 그루폰이 사용하고 있는 공동구매형 외에도 다양한 사업 모델이 있다. 소셜 링크형, 소셜 웹형, 오프라인 연동형이 그 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공동구매형 시장 외에 별다른 예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나마 공동구매형 소셜 커머스 체제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으로 봐야 할 것이다.


오픈 된 소셜 플랫폼 무대 구축해야

소셜 커머스의 잠재적 성장 동력은 무궁무진하다. 향후 인터넷 문화의 대세는 소셜 미디어가 될 것이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소셜 커머스의 전망도 밝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셜스럽게’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오픈된 소셜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래야 제대로 된 서비스 연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그런 소셜 플랫폼이 사실상 전무하다. 모두에게 오픈된 대중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라고 해봐야 싸이월드나 미투데이, 블로그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모두 폐쇄적이고, 성공적인 독립 사이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소셜 커머스가 꾸준한 성장을 거두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사이트가 없으니 당연히 한국의 소셜 커머스는 반값 할인 공동구매 형태 말고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설사 다른 형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실제로 국내에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고 할 수 있는 그루폰식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소셜 특성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기보다 반값 할인 때문에 주목을 받은 것이다.
올해에도 국내의 공동구매형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아주 큰 성장을 거둘 것이다.

다만 그 외 모델의 성공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다양성이 부족하고 폐쇄적인 포털이 중심이 되어 있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상황이다.

올해 소셜 커머스 업계는 시장 구도 재배치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업계 재편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시장이 날이 갈수록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확고한 업계 리더십 확보와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인수 합병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업계 1위인 티켓몬스터가 인수에 나선 것은 ‘역시 티켓몬스터의 트렌드 간파가 빨랐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번 인수 성공으로 티켓몬스터는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더욱 앞서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후발업체들에게 위기가 도래한 것은 아니다.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재편은 자연스러운 머니게임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 이는 일종의 경제 현상이다.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소셜 커머스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업에는 상품의 질, 고객 서비스, 마케팅, 자본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인수 합병은 의도적인 업계 재편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고도의 도구 중 하나다. 물론 잘못 사용하면 한방에 시장을 망가뜨릴 수 있는 무서운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

하지만 티켓몬스터가 최근 내린 결단은 적절한 시기에 잘 사용했다고 생각된다. 물론 합병은 할 때보다 하고 나서가 더 중요하다. 티켓몬스터가 데일리픽을 얼마나 최적화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추가 성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생각한다.


고객 AS가 좋아야 장수 업종 자리매김

지난 1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두면서 새로운 유통 혁신의 산물로 평가받는 소셜 커머스 시장이지만 문제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시장 전체의 측면에서 문제점을 짚자면 국내 환경의 척박함을 들 수 있다.

국내에는 유의미한 소셜 플랫폼이 없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소셜 커머스 모델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못 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그루폰식 공동구매형 모델이 아닌 다른 소셜 커머스 모델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이 국내에서도 대중화되던지, 아니면 토종 소셜 플랫폼이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상황으로는 두 가지 모두 해결이 쉽지는 않다.

공동구매형 시장에서 문제점을 들춰보면 고객 서비스의 저급함을 지적할 수 있다. 상품의 질 저하부터 소매업체 폐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만이 크게 증대하고 있다.

업계 1위 사업자인 티켓몬스터를 비롯 그 어떤 업체들도 만족스런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 경험에 따르면, 불만 제기 후 열흘이 넘도록 응답이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이는 업계의 커다란 위험 요인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른 고객 서비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소셜 커머스 시장은 바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소셜 커머스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소한 전자상거래법을 준수하는 표준 약관, 나아가서는 공동구매형 소셜 커머스 모델에 적합한 법규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시장 규제라는 측면보다 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빨리 법규를 마련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소셜 커머스 시장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도 기회들이 많다. 소셜 커머스 참여를 생각하는 후발주자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소위 ‘잘 나간다’는 상위 업체들을 따라 하지 말고, 완전히 다른 방법을 찾아서 실행하면 남들이 뻔히 겪는 실패는 면할 것이다.


<도움말>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
■ 소셜 커머스 분야에 정통한 IT 전문 연구인.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센터 책임연구원, 유웨이중앙교육 CTO, 코리아리쿠르트 CTO 등을 거쳐 현재는 기술문화연구소 소장 겸 한국소프트웨어아키텍트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정백현 기자 jje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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