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몬스터, 데일리픽 인수 독주 체제 구축… 자본·마케팅 수준 따라 판도 변화 전망


소셜 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최대 300여 개 수준으로 커지면서 주도권 장악을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미 시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대형 업체들은 군소 업체 또는 경쟁 업체와의 공격적 인수 합병 작업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그동안의 소셜 커머스 업계 모습이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키는 복잡한 구도였다면 최근의 모습은 승자 독식 구조 또는 강자 중심의 합종연횡 경향이 뚜렷해졌다.

소셜 커머스 업계의 재편은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서 비롯됐다. 국내 소셜 커머스 대표 기업이자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티켓몬스터는 또 다른 인기 업체이자 경쟁 업체인 데일리픽(대표 이관우)을 인수해 명실공히 업계 최고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인수대금 등 인수 과정에 대한 구체적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 현장 관계자들은 “안팎의 정황을 비춰봤을 때 티켓몬스터가 데일리픽 측에 40~50억 원 가량의 현금과 티켓몬스터의 지분 10% 정도를 주는 조건으로 인수 협상이 타결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수치상으로 환산해보면 현금 기준으로 약 100억 원의 인수 대금이 오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위권 업체 주도 중대형 M&A 연내 더 있을 듯

소셜 커머스 업계의 첫 인수 합병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성과”라는 긍정적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데일리픽 경영진은 과거에도 수도권 맛집 정보 서비스 사이트인 ‘윙버스’를 창립한 뒤 NHN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그렇다보니 아이디어와 열정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좋은 사례를 남겼다는 얘기가 많다.

티켓몬스터가 인지도가 낮은 소형 영세 업체들을 합병했다면 조용히 넘어갔겠지만, 이번 데일리픽과의 합병은 소셜 커머스 업계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워낙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기업끼리의 인수 합병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데일리픽은 곳곳에 숨겨진 맛집만 골라서 서비스를 제공했던 업체다. 티켓몬스터와 함께 소셜 커머스 업계 선두를 다투던 우량 업체였다. 특히 제휴사 관리나 물량 조달 능력, 디자인이나 콘텐츠 수준에 있어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회원 충성도 측면에서도 업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해 소셜 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탄탄한 알짜 업체로 평가를 받았다.

티켓몬스터가 업계 최상위권 데일리픽의 새로운 주인이 되면서 소셜 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더 심해지지 않겠냐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티켓몬스터의 데일리픽 인수 건에서 보는 것처럼 거대한 자본과 인지도를 등에 업은 상위권 업체들이 비슷한 몸집의 업체 1~2개를 인수하거나 중하위권 업체 다수를 한꺼번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세를 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후발 중소형 업체 고사 위기 내몰려

소셜 커머스 전문가들은 연내 3~4개의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후발주자로 나선 소형 영세 벤처기업들이 간판을 내리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할인의 추억’ 등 대구, 부산 등 지방에 연고를 두고 있는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대형 업체와의 합병을 단행하기도 했다. 서울지역 연고 업체와 합병한 지방 연고 업체는 기존에 구축된 지역 내 마케팅망을 바탕으로 한 서울 본사의 지사 형태로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마케팅 강화를 위해 인근 지역 소셜 커머스 업체 간의 인수 합병 움직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결국 부흥기의 소셜 커머스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큰 힘은 ‘돈’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일부 상위권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인수 합병에 나설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그간 소셜 커머스 사업을 통해 구축한 탄탄한 자금 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아이디어는 출중하지만 마땅한 마케팅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금이 부족한 업체는 대형 업체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진 위시쿠폰 대표는 “소셜 커머스에서 자금 결제나 마케팅·상품선정 등 경영 과정이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며 “시장 형성 초반기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으로도 성공적인 서비스 론칭이 가능했지만 점차 자본의 건전성과 전문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믹리뷰 정백현 기자 jje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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