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7일 "현재 자문형 랩 붐은 일부 종목에 쏠리고 있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현재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랩 수수료를 높게 잡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이 선도해 수수료 인하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박 회장은 금융투자협회 출범 2주년을 기념한 제 1회 금융투자인 대상을 수상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자문형 랩시장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내비쳤다. 특히 자문사들도 헤지펀드 등 안정적 투자 성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이 시장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적립식펀드 등 장기투자를 오랫동안 잘 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단기투자쪽에는 관심을 가질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몇개 종목으로 쏠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투기적인 성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특히 자문사들의 헤지펀드 공략을 조언했다. 그는 더 많은 자문사가 헤지펀드로 가야 한다며 시장이 다 아는 일부 종목은 아웃퍼폼하기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 현재 증권사들의 증권사 랩 상품에 대한 수수료 문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랩 수수료 3%는 너무 높다"며 그 이유로 이미 대부분 아는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시스템을 문제로 꼽았다. 시장이 아는 일부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데 서비스는 그만큼 따라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시장의 논쟁이 있더라도 이부분은 미래에셋이 주도적으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해외시장에 대한 주도적 공략도 피력했다. 특히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올해 해외사장 공략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 쪽에서 운용사 M&A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며 "최고 5000억원까지의 현금 조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보험이 내 회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의사결정할 것"이라며 "한국시장이 성장하는 것으로 보면 어떤 결정도 할 수 있지만 내 지분을 위한 것으로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머징시장에 대한 강조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원화절상을 너무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고 전제한 뒤 "한국에만 있으면 전체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이머징으로 눈을 돌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인터뷰 내내 인사이트펀드의 회복에 대해 지켜볼 것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이니 만큼 명예를 걸고 좋게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인사이트펀드가 현재 -50%이면 치명적 실수지만 그것은 아니다"라며 "지나치게 일찍 들어간 잘못은 있지만 아직까지 미래에셋에서 치명적 실수를 한 펀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하나의 펀드가 잘못 됐다고 그 회사가 잘 못 된 것은 아니다"라며 "리딩그룹이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명예를 걸고 반드시 인사이트펀드를 좋게 만들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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