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20여년동안 자동차부품 등을 만들어온 대원다이케스트공업(주)의 이강완 대표는 요즘 관청을 보는 눈이 확 달라졌다.

최근 청주시가 공장건축허가업무를 사흘 만에 처리해줬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48시간이 걸렸다. 그는 규정상 20일 이상 걸리는 일을 그렇게 빨리 해줄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 대표는 설 연휴가 끝나고 청주 송정동 공장 짓기 준비에 바쁘다.
　
이 대표는 “깜짝 놀랐다. 기업은 시간이 돈이다. 그만큼 우리 회사에 청주시가 큰 도움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가 대원다이케스트공업의 공장건축허가업무를 사흘 만에 처리해준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산업계에선 ‘화제’다. 건물을 짓는데 낼 서류가 많은데다 처리기간마저 오래 걸려 민원들이 애를 먹었던 점과 대조적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청주시는 충북 진천출신인 이 대표가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피우겠다고 찾아오자 '원스톱 서비스'로 화답한 것이다.
　
이 대표가 청주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건 지난달 26일 오전. 24일 충북도, 청주시와 투자협정을 맺은 이틀 뒤였다. 이 대표가 건축허가서를 받은 건 28일이었다. 날짜 수로는 사흘이지만 48시간 만에 허가가 떨어졌다.
　
기업이 공장을 짓기 위해선 시청 내 문화관광과, 정보통신과, 환경과, 도시계획과, 교통행정과, 수질관리과에 관련서류를 넣어야 했다. 게다가 인도점용과 관련해선 구청의 건설교통과를 들러야 하고 상수도는 상수도사업본부시설과에, 소방 설비는 소방서에, 환경시설관리공단에 들러 폐수처리 관련서류도 접수해야 했다. 찍어야 하는 도장 숫자도 수백 개에 이른다.
　
따라서 서류심사를 마치고 허가가 나기까지 법정기간 20일이 필요하다. 서류를 인터넷으로도 접수하고 심사하지만 기간이 만만찮다. 서류미비나 건물이 크고 복잡하면 관청을 수십 번 드나들어야 하고 기간도 수개월 걸린다. 사안에 따라 허가가 나지 않는 경우도 적잖다.
　
그런 것을 청주시는 단 48시간 만에 처리해 준 것이다. 청주시는 이 회사가 낸 도로점용, 산업단지 내 폐수처리시설 등 12개 민원을 '복합민원실무종합심의회'에서 한꺼번에 처리해 기간을 크게 줄였다. 민원을 건별로 처리하지 않고 한 번에 몰아 풀어준 ‘원 스톱(One STOP) 허가’ 사례로 꼽힌다.
　
최정숙 청주시청 건축디자인과장은 “관련부서 담당자들이 모여 심의회에서 허가사항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각 부서에선 허가로, 시청 외부기관엔 공무원들이 찾아다니며 허가서류를 받아와 3일 안에 끝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주시의 원스톱 허가시스템은 1997년 하이닉스반도체의 청주공장 허가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때 하이닉스의 공장신축이 가장 큰 이슈였고, 청주시가 이를 4일 안에 허가서류를 내 주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삼화양행(2004년), 넥서(2009년) 등 최근까지 원스톱 허가시스템을 거쳐 간 기업들이 꽤 된다.
　
지난 1986년부터 인천시 서구에서 자동차부품, 가스계량기부품 등을 만들어온 대원다이캐스트공업의 이 대표는 현재 청주에 ‘새 둥지’를 틀기 위한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청주산업단지 안에 대지면적 7716㎡, 지상 2층, 연면적 6603.64㎡ 3개 동을 자동차부품 생산용도로 지어 오는 9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어 공장이 다 지어져 돌아갈 무렵 200여명의 새 일자리을 만들고 오는 2013년까지 12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청사진도 그려놓고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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