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배가 아프고 체한 것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흔히 급체라고 생각해 소화제만 먹기 쉽다. 하지만 어지럼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거나 흉통 없이 체한 증상이 나타나면 급성심근경색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 관상 동맥이 막혀 피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면서 심장 근육에 손상이 오는 것으로, 사망률이 40~50%에 달한다. 주로 가슴을 누르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당뇨나 비만환자, 통증에 둔감한 경우, 심근경색이 심하지 않을 땐 흉통이 나타나지 않거나 약해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가 있다. 체했다고 생각해 방치하다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정천 고려대의대 교수(고대안산병원 순환기내과)는 "흉통이 없더라도 속이 답답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동시에 식은땀이나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급성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의 발병률은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더 높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심근경색을 촉진하기 때문. 원인으로는 고령, 고혈압, 콜레스테롤과 지방, 당뇨병,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 다양한데, 이중 혈액 내 노폐물이 혈관 내벽에 붙은 동맥경화증이 심장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또 발병 첫 48시간은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라 불린다. 수 시간에서 수 일 사이 경색 범위가 확대돼 심실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발생,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과 외과적 시술이 있다. 다리 정맥이나 내유동맥을 이용해 막힌 심장혈관의 위ㆍ아래를 이어 붙여 우회로를 만드는 심장동맥 우회술과 용수철 모양의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의 폐쇄부위를 확장시키는 스텐트 삽입술이 대표적이다.

안 교수는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등 순환기 질환의 발생 연령이 낮아져, 젊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심근경색일 경우 혈관을 즉시 열어줘야 심근의 괴사를 막을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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