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 '격정소나타' 중 한 장면.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단편영화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최모(32세, 여)씨가 지난달 29일 지병과 생활고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씨는 설 연휴를 앞둔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같은 건물 주민 송모씨(50)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사망 전에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라는 내용의 쪽지를 송씨의 집 문에 붙여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고 있었으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날 굶다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사망 당시 깡마른 상태였으며 몇달간 월세를 내지 못한 상태였으며 가스가 끊겨 음식을 해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시나리오 전공)에 재학중이던 2006년 '격정 소나타'로 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력을 인정받은 최씨는 한 제작사와 시나리오 계약을 맺기도 했으나 영화가 제작까지 이어지지 않아 오랫동안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최씨의 유가족들은 충남 연기군에 있는 은하수공원에서 최씨를 화장했다.

최씨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영화계 관계자들은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통해 안타까움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고인의 선후배들은 그가 직접 쓰고 연출한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 상영회와 유작 시나리오 읽기 등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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