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황상욱 기자] 남북 군사실무(예비)회담이 회담의제에 합의를 못한 채 사실상 결렬됐다. 그러나 북한의 대화 의지가 강해 다시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남겨뒀다.

9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예비회담이 끝나고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오늘 회담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10시50분에 정회됐다가 오후 2시20분에 다시 시작됐으나 속개 10여분 만에 종료됐다"고 말했다.

또 김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은 오후 2시50분 일방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가 다음 회담 일정을 정할 수도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회담) 결렬"이라고 전했다.

남북은 9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이틀째 대령급 남북 군사실무(예비)회담을 가졌다. 남북 양측은 전날에 이어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급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는 연평도와 천안함을 먼저 논의한 뒤 군사적 긴장 완화를 다루자고 했으나 북한은 한꺼번에 하자고 주장했다"며 "북측이 자신들의 원하는 의제로 끌고 가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의 급도 회담 결렬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장관 혹은 합참의장)이 회담 대표로 나서야 한다고 한 반면 북한은 차관급인 부부장(상장 혹은 대장)이나 부참모장(상장 혹은 대장)을 대표로 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회담 결렬이 남북 대화 전체 결렬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의 분석에 따르면 북측의 대화 의지가 강해 다시 실무회담을 하자고 전통문을 보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편 이날 예비회담에 우리측은 수석대표인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외 2명이, 북측은 단장(수석대표)인 리선권 대좌(대령급) 외 2명이 참석했다.

양낙규 기자 if@
황상욱 기자 ooc@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