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제대혈(탯줄 내 혈액)을 이용한 뇌성마비 치료 효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됐다. 공식적인 임상시험 결과는 이달 말 '제 15차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을 이용해 뇌성마비를 치료하는 임상시험 결과, 시험에 참여한 18명 중 5명이 임상적으로 호전을 보였다고 16일 밝혔다.

'뇌성마비 제대혈 치료' 임상시험은 이용호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과 메디포스트가 지난해 3월부터 환아 18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했다. 이들은 출생 시 자신의 제대혈을 보관해 놓은 뇌성마비 환자들로, 아무런 가공 없이 제대혈을 정맥 주사해 제대혈 세포가 손상된 뇌세포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를 지켜봤다.

그 결과 치료한지 6개월이 지난 14명 가운데 5명이 임상적으로 호전됐다.

교수팀에 따르면 이들은 강직 상태가 일부 완화되거나 하지의 근력이 약간씩 증가하면서 보조기를 사용해 걷기 시작했다. 또 집중력과 언어 이해 및 구사능력 등 인지기능의 향상을 보였다.

특히 이번 연구는 뇌자기공명영상(MRI)의 확산텐서영상분석과 핵의학적 분석 등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뇌백질신경섬유의 양적 증가나 뇌혈류 개선 등을 직접 관찰했기 때문에 의학적 의미가 크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이영호 교수는 "일부 환아들에게서 증상의 호전이나 객관적인 검사 결과의 개선을 확인하는 큰 수확을 얻었지만 아직까지는 부분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어 반복적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성마비 치료는 국가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한데다 현재 근본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주기 때문에 민간단체나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제대혈을 이용한 뇌성마비 치료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200명 이상의 환아들에게 적작용됐고 의학적인 입증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임상시험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제대혈을 이용한 뇌성마비 치료가 더욱 가속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결과는 오는 25일부터 양일간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제 15차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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