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노드스트롬백화점이 17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할인 쇼핑몰 '오뜨룩'을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노드스트롬은 인수금과 별도로 애덤 버나드 오뜨룩 사장에게 향후 3년 간 성과와 연계한 9000만달러(약 1000억원) 성과연계지급금을 약속했다.

수십조원을 오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수설에 비하면 거래규모가 작지만, 노드스트롬 같이 전통적 백화점이 온라인 할인몰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뜨룩은 이른바 '프라이빗세일'로 불리는 고가(高價) 패션제품 할인 전문 온라인쇼핑몰이다. 구찌 등 고가 패션제품을 36~48시간 동안만 파격적으로 할인판매하는 '깜짝세일'이 주력 사업으로, 2007년 설립됐으며 회원수는 400만명에 이른다.

최근 몇년 간 경기침체로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오뜨룩, 길트그룹, 루랄라 등 주로 명품재고를 파격적으로 할인판매하는 이른바 '프라이빗세일' 사이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반면 백화점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고전하다 할인몰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노드스트롬은 지난해부터 전국 115개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과 연계하는 등 공격적 온라인사업에 나섰다.

노드스트롬 경쟁사이자 명품관으로 유명한 삭스백화점도 지난 2009년 자체 '프라이빗세일' 사이트 '패션픽스'를 세워 할인몰 사업에 진출했다.

한편 유통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할인몰 사업의 지속적 성장이 불확실하다고 분석한다. 할인몰은 경기침체로 가가 의류업체의 재고량이 급증함에 따라 헐값에 물량 공급이 가능했으나, 경기회복으로 재고량이 정상화되면서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뜨룩 등 프라이빗세일 사이트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성패션에 집중하던 사업 영역을 남성패션, 미용제품까지 확장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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