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베트남 전쟁 직후 월맹 당국에 체포된 한국 공관원의 석방을 북한이 방해하자, 정부가 국내에 수감 중인 북한 간첩과의 맞교환을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통상부가 21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1977년 말 프랑스 정부를 통해 베트남에 수감 중인 우리 공관원 3명과 국내의 수감된 북한 간첩과 교환을 제안했다.

1975년 베트남이 사이공에 함락된 후 탈출하지 못한 중앙정보국 소속 이대용 공사를 비롯해 우리 공관원 3명은 베트남 치화 형무소에 수감됐었고, 베트남 정부는 북한의 반대로 인해 이들을 석방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프랑스를 통해 국내 수감된 북한 간첩과의 맞교환을 제안했고, 프랑스의 제안을 받은 베트남 정부는 팜반동 수상의 지시로 북한에 의사를 타진했다.

북한은 맞교환에 동의하며 우리 정부에 석방한 간첩 명단과 석방 조건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 교환 협상은 진척되지 못했고, 이 공사를 비롯한 공관원 3명은 5년 뒤 석방되기까지 햇빛이 들지 않는 독방에 수감됐었다.

북한은 교환 협상이 중단된 이후에도 공작원 2명을 베트남에 파견해 우리 공관원을 상대로 망명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 납북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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