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기 위해 대책을 쏟아 붓고 있지만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여전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고 건설업계는 주택건설 호황을 맞이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싱가포르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캐피타랜드는 중국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는 100억싱가포르 달러(약 78억5000만 달러) 가운데 33%를 주거용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정부의 시장 억제책으로 인한 타격을 전혀 받고 있지 않다.

캐피타랜드는 지난해 중국 주택 판매로 54억 위안(약 8억2190만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중국에서 연간 주택 3000채 가량을 판매해 왔는데 올해는 판매 목표를 4000채로 늘릴 방침이어서 수입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캐피타랜드 중국 사업부의 제이슨 레오우(Jason Leow)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현금 흐름은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며 "소형 업체들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지금 바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과열 억제책이 본격화 됐던 지난해 중국 내 1~2위 부동산 개발업체의 실적은 모두 놀라운 수준이었다.

중국 최대 상장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万科·China Vanke)는 지난해 부동산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5% 증가한 1082억 위안(미화 163억 달러)을 기록했다. 회사의 연간 매출 목표치였던 800억 위안을 훨씬 초과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2위 업체 바오리부동산(保利·Poly Real Estate Group)은 지난해 52.53% 늘어난 661억7000만 위안의 부동산 판매 매출을 거뒀으며 순익은 39.8% 증가한 49억2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바오리측은 "올해 중국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계속되는 유동성 흡수 정책 및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 한다"며 "이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 정책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이 오히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부동산시장은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투기는 엄격하게 제한하는 대신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서민용 신규주택 건설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면서 중국의 주택 건설시장은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신규 주택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된 돈은 1조 달러가 넘었다. 처음으로 미국의 주택 건설 시장 규모를 앞섰다. 미국은 2005년에만 해도 1조5000억 달러를 신규주택 건설을 위해 쏟아 부었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더딘 경기 회복으로 지난해 9830억 달러를 투자하는데 그쳤다.

런던 소재 글로벌 컨스트럭션 퍼스펙티브(Global Construction Perspectives)는 2020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건설시장으로 급부상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중국 건설시장 규모가 전 세계의 14%를 차지하고 있지만 2020년 그 비중이 2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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