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매각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권오철)가 10년 만에 기업광고를 재개한다. 하이닉스는 기업 규모에 걸맞지 않게 국민들의 인식이 낮다는 판단 아래,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방송 및 지면 광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는 기업고객을 상대하는 대표적 B2B(기업간 거래) 업체라는 점에서, 최근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매각 작업에 숨통을 트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 3월 기업광고를 내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10년 만인 올해 상반기 기업광고 재개를 추진 중이다. 이달 안으로 현대차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과 다국적 광고업체 TBWA 코리아, 메이트커뮤니케이션즈 등이 1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하이닉스에 대한 전체 국민들의 인식이 낮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재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현대전자 시절 하이닉스는 통신단말기 등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제품을 일부 생산했으나, 현재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등 B2B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어 기업광고 재개는 다소 의외라는 평이다. 하이닉스는 오랫동안 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인수 의향을 보이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광고 재개는 기업 분위기를 일신하고 우호적인 매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작년 한해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초우량 기업이나, 반도체 시황에 따라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부담감으로 기업들이 인수를 꺼리고 있다"면서 "매각 과정이 장기화되면서 침체를 겪고 있는 분위기를 쇄신하고 이전보다 좀더 나은 매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는 "순수하게 국민들이 갖고 있는 하이닉스에 대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방송 및 지면 광고 재개를 검토하고 있을 뿐이지 매각 환경 조성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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