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된 집배원 김 모(33)씨가 당초 알려진대로 근무 중 발을 헛디뎌 사망한 것이 아니라 타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인천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4일 김 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둔기에 의해 여러 차례 가격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인천경찰에 통보해왔다.

국과수는 김 씨의 두개골 함몰이 계단 모서리 등에 부딪힌 것이 아니라 둔기에 의해 함몰돼 있고, 몸에 피를 흘린 흔적이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경찰은 김 씨와 비슷한 시간 대에 해당 아파트를 오간 키 170cm가량의 마스크를 한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그러나 인천 경찰은 지난 3일 김 씨가 발견된 직후엔 "격투 등 타살된 흔적이 없다"며 "바쁘게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구르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었다.

이에 따라 인천 경찰의 허술한 초동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인천 경찰은 초동 수사에서 김 씨의 머리에 난 상처가 계단 등 모서리에 부딪혀서 난 것이 아니라 둔기에 맞아서 난 상처로 차이가 크며, 현장의 핏자국도 계단 윗부분에까지 나 있는 등 타살을 의심할 수 있는 증거를 무시한 채 단순 실족사로 판단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결국 인천 경찰은 국과수의 '타살 정황' 발표 후에야 수사전담반을 꾸려 용의자 및 피해자의 주변을 탐문 수색하고 있다.

한편 김 씨는 지난 3일 오전 인천 남동구 한 고층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었다. 당초 경찰이 '타살이 아니라 실족사'라고 발표하면서 집배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 여론이 들끓었었다.

또 김 씨는 5년째 당뇨병 후유증에 시달리는 홀어머니를 모신 '효자'로, 공무원이 아니라 비정규직인 '상시위탁집배원' 신분인 것이 알려지면서 주변을 가슴 아프게 했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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