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KB국민카드가 출범을 기념해 야심차게 선보인 '금융선포인트제'에 대해 업계가 우려를 표시했다. 타 업체들도 도입할 경우 카드업계에 과당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우려의 요지다.

금융선포인트제도는 은행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카드 선포인트로 미리 갚을 수 있는 상품으로, KB국민카드가 지난 2일 분사 및 출범을 기념해 타 업체와의 차별화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지적은 김종창 금융감독원과 전업계 카드사 CEO들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간담회에서 나온 것으로, 업계의 과당경쟁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최근 행보로 미뤄볼 때 향후 KB국민카드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 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카드사 CEO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외형경쟁 자제, 단기성과주의 지양 등을 요구했다.

그는 "2002년 카드사태를 포함, 금융위기 발발 이전의 공통점은 호황기 동안 무리한 외형확대 경쟁을 벌였던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수익이 늘어날 수 있으나 결국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카드사 CEO가 KB국민카드의 금융선포인트제가 과당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 CEO가 'KB국민카드가 금융선포인트제를 내놓으면 다른 곳도 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경쟁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며 "다른 CEO들은 말이 없었으나 금감원장과의 조찬장에서 이같은 말이 나온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시장을 교란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상실했던 캡티브 시장을 되찾기 위한 것"일며 "제조업체들을 계열사로 갖고 있는 업체들은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캡티브 시장이란 그룹 및 계열사 내부의 시장을 뜻하는 것으로, 카드사업에 적용할 경우 금융 및 제조계열사와 카드사가 손잡고 선포인트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를 칭한다. 고가의 가전제품을 카드 선포인트로 미리 계산하거나, 금융상품에 대한 이자를 카드 선포인트로 계산하는 식이다.

최 사장은 "금감원장이 (과당경쟁에 대한)우려를 많이 했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사전적 대비를 통해 충당금을 더욱 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금융선포인트제로 인한 과당경쟁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KB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SK, 현대카드 등 총 7개 카드사가 참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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