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가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일본 대지진마저 겹치며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이 더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주 현선물 시장에서 전방위적인 대규모 매도 공세로 국내 증시를 주저앉혔던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대일 수출 중단,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소재 수입 차질 등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자동차, 가전, 철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본과 글로벌 경쟁 관계에 놓여있음을 감안하면 반사이익도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고베 대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1995년에 지진 발생 당일에는 하락했지만 이후 이틀 연속 상승했다.

또한 일본이 경제 재건을 위해 인프라시설 복구에 나서면서 오히려 수요 회복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일본 대지진 소식이 전해졌던 11일 뉴욕증시는 오히려 상승마감됐다. 특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미 최대 철강업체 US스틸이 4.53%, AK스틸이 5.75% 급등했다.

한 월가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중장비업체, 인프라건설 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국내 기업들의 주식예탁증권(DR)도 강세를 보였다.

포스코는 전일 대비 2.15달러(2.14%) 오른 102.74달러, 삼성전자는 1.89달러(0.49%) 상승한 38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LG디스플레이(4.13%) LG전자(4.03%)는 급등했다. 현대차(-3.35%)와 하이닉스(-0.20%)는 약세를 보였다.

국내 야간 선물 시장도 상승마감됐다.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글로벌 거래에서 0.65포인트(0.25%) 오른 258.20으로 마감됐다. 특히 국내 기관과 개인이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외국인이 무려 940계약이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940계약 순매수는 야간선물 시장 기준으로 2월11일 2288계약, 2월1일 1071계약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주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히려 이날 뉴욕시장에서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분노의 날'로 명명됐던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큰 소요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시장에는 긍정적 요인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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