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동국제강 노조위원장(왼쪽)이 16일 인천제강소에서 2011년 임금협상 위임식에서 김영철 사장에게 선언문을 전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동국제강 노동조합이 17년 연속 협상을 회사에 위임하며 노사관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동국제강 노조는 16일 회사 인천제강소에서 2011년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했다.

이번 위임으로 동국제강 노사는 지난 1994년 항구적 무파업 선언 이후 17년 연속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날 박상규 노조위원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한다”고 선언하고, “회사에서 보여준 신뢰를 충분히 인지하였기에 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복수노조가 시행되더라도 동국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며 노사문화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철 사장은 17년 연속 임금협상 위임이라는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결단을 내려준 노조에 감사를 전하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노사문화는 우리의 경쟁력으로, 노조의 결단을 경영에 최대한 반영하여 올해의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동국제강 노조는 1994년 국내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후 1995년부터 현재까지 무교섭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등 산업계의 신노사 문화를 선도해 왔다.

동국제강은 이러한 노사 상호 신뢰와 협력을 회사의 지속 성장의 근원으로 삼고 있다.

동국제강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인적 구조조정없이 극복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노조가 자발적 임금 동결을 선언해 회사에 힘을 보태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동국제강은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지난해 당진 후판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고급강 후판 생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인천에 혁신적인 전기로 제강공법인 저탄소 배출 에코아크(Eco-arc) 전기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또 한국 기업 최초로 브라질에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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