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이사회 장면. 자료사진. 사진=KLPGA제공.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중계권 분쟁에 이어 이번엔 회장 사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외환에 이어 내분까지 겹치고 있다. 선종구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선언'이 오는 25일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011시즌 개막전인 하이마트오픈이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아직도 중계방송사 선정마저 지체되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협회 내부의 알력까지 더해져 '사면초가'다.

▲ 선 회장 "사퇴 이유는?"= 선 회장은 지난 17일 하이마트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1년 KLPGA 1차 이사회에서 "협회장직을 더 이상 맡을 수 없다"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임기가 아직 1년이나 남은 상황이다. KLPGA의 영리법인인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의 대표이사직이 발단이 됐다.

이사회에 따르면 "선 회장이 올해 3월 만료되는 KLPGT 대표이사직을 연장하고 싶다고 희망했지만 이사진에서는 KLPGT의 경우 예전의 공동대표제가 맞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선 회장은 그러나 단독 대표제 입장을 고수했고, 이사회 표결에서 반대 7표와 찬성 6표로 무산됐다. 선 회장은 그러자 "그렇다면 KLPGA회장직도 내놓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KLPGT는 2008년 4월 홍석규 전 KLPGA 회장 재임 당시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홍 전 회장과 한명현 부회장이 공동 대표를 맡았다가 홍 전 회장이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함께 전격 사퇴하면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선 회장은 협회장 임기 4년 가운데 홍 회장의 잔여임기 3년을 맡아 취임했고, 이 때 KLPGT도 선 사장- 한명현 부사장 체제로 바꿨다.

KLPGA는 정기대의원 총회를 앞두고 열린 21일 대의원 설명회에서 이사회 내용을 보고 받고 선 회장의 이 같은 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대의원 설명회가 총회에서 결정이 오래 걸리는 사안 등을 사전 협의하는 자리인데다가 '사퇴 카드'가 이미 여러 차례 제시됐던 터라 이변이 없는 한 총회에서도 '사퇴 수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 중계권 분쟁도 "산 넘어 산"= 선 회장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중계권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점입가경'의 양상이다. 지난 1월 KLPGA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IB스포츠를 방송중계권 대행사로 결정했지만 PT에 참가했던 또 다른 업체인 리앤에스측이 "계약금을 더 적게 써낸 쪽을 선정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리앤에스는 당시 3년간 계약금 120억원을, IB스포츠는 106억원을 제시했다. 리앤에스측은 최근 법원에 낸 가처분신청이 기각되자 본안소송을 내는 등 여전히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입장이다.

KLPGA측은 이에 대해 "계약금은 여러 가지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량평가(70점)와 비계량평가(40점) 중 계량평가에 포함되는 계약금은 50점으로 총 110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 "PT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까닭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결과적으로 시즌 개막전의 중계가 불투명해졌다는 대목이다. IB스포츠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방송사를 찾고 있지만 골프전문방송인 J골프 역시 100억원이 넘는 금액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당장 다음달 8일 전남 장성 푸른솔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하이마트오픈이 TV중계도 없는 초라한 대회로 전락할 수도 있다. KLPGA투어 전체가 위축될 수도 있는 사상 최대의 위기다 .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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