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이현동 국세청장이 22일 "올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기업, 소비자, 정부 이 세 경제 주체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같은 힘든 시기일수록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투명한 경영으로 시장경제와 국가경영에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공정하고 투명한 세무 행정을 이어갈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먼저 이 청장은 인사말씀을 통해 "지난해 국세청은 법과 원칙이 바로 선 세정을 통해 성실 납세자가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업들이 투명한 경영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사회로 이어진 간담회에서 이 청장은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 등 상의 회장단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손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높은 성장률은 국세청이 납세기업을 위한 세정에 힘써 준 덕이 크다"며 "앞으로도 국세청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 세정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청장은 "그동안 우리 기업의 우수한 경영성과가 기업의 노력과 정부 정책이 함께 어우러져 이루어졌던 만큼 경제 주체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 (위기를)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국세청과 세무 정책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해외에서의 사업에서 현지 과세당국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현안을 거론하며 해외에도 전문 인력을 배치해 수출기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업상속세 납부시점 유예, 모범성실납세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제도 부활 등 민감한 사항도 수차례 나왔다. 이 청장은 행정 집행기관인 국세청에 대해 무리한 의견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기업인들의 요구인 만큼 하나하나의 요청 사항들을 기획재정부와 공조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됐을 경우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주던 제도가 올해 폐지되자 대기업들이 신청 건수를 대폭 줄인 것과 관련해서는 대기업에 대해 '섭섭하다'는 표현을 썼다. 대기업은 모범납세자라는 칭호를 명예롭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손 회장을 비롯한 30여명의 대-중소 기업인이 참석해 세정에 대한 많은 관심을 나타냈으며 국세청에서도 이 청장을 비롯, 납세자보호관, 징세법무국장, 개인납세국장, 법인납세국장 등이 참석,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생생하게 청취했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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