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을 직접 소개하며, 산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강산개조론 주요 구절을 인쇄해 본인의 수첩 안쪽에 항상 붙여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산개조론은 4대강 사업을 언급할 때마다 빠트리지 않고 인용할 만큼 평소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청량리동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열린 제25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오늘은 제가 다른 이야기를 하기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9년에 상해에서 강의하신 내용을 읽어보겠다"며 강산개조론의 일부를 낭독했다.

이날 회의 주제는 '산림의 가치 제고 및 건강자산으로의 활용 방안'과 '아름답고 품격있는 국토공간 창출'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산림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안창호 선생의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은 제가 다른 이야기를 하기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9년에 상해에서 강의하신 내용을 읽어 보겠다"며 "산림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안창호 선생의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여러분 가운데 혹… "강과 산은 개조하여 무엇하나?", "그것도 개조하였으면 좋지만 이 급하고 바쁜 때에 언제 그런 것들을 개조하고 있을까?" 하시리다마는 그렇지 안소. 이 강과 산을 개조하고 아니하는 데 얼마나 큰 관계가 있는지 아시오? 매우 중요한 관계가 있소."

이 대통령은 안창호 선생의 말을 이어갔다.

"이제 우리나라에 저 문명스럽지 못한 강과 산을 개조하여 산에는 나무가 가득히 서 있고 강에는 물이 풍만하게 흘러간다면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한 행복이 되겠소. … 저 산과 물이 개조되면 자연히 금수, 곤충, 어오(魚鰲)가 번식됩니다. … 만일 산과 물을 개조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자연에 맡겨두면 산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릅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큰 비가 오면 산에는 사태가 나고 강에는 홍수가 넘쳐서 그 강산을 헐고 묻습니다. 그 강산이 황폐함을 따라서 그 민족도 약하여 집니다. 그런즉 이 산과 강을 개조하고 아니함에 얼마나 큰 관계가 있습니까?"

이 대통령은 "이것이 1919년 안창호 선생이 상해에서 강의한 내용"이라며 "지금으로부터 90년전에 산림 녹화를 얘기하고 강을 개조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선각자다운 것으로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둔 것부터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또 "아마 도산 안창호 선생이 해외를 한번 둘러보고 이런 것을 절실히 느낀 것 같다"면서 "새삼 누구도 반대할 일이 아니고 찬성할 일이기 때문에, 또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좋은 토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오늘 주제들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중요한 주제"라며 "도시경관이나 국토공간을 새롭게 한다는 것이 자칫 규제강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

아울러 "기존에 규제가 있는데 또 새로운 규제를 만들면 일하는 데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규제강화보다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가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정부 관계자들이 인식해 달라"고 주문했다.

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환담시간에 김기문 중소기업 중앙회장에게 "이번에 연임했느냐?"고 물은 뒤 "요즘 경제단체는 경쟁자가 없는 것 같다. 예정에 그 자리는 한번 끝나면 소송하고 그랬었는데 워낙 잘 해서"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에 중소기업 홈쇼핑도 하게 됐더라"며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도록 전문가를 모셔서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방명록에 '숲은 우리의 희망입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강만수 전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참석했다. 강 위원장은 "그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준 대통령님과 여러 위원님들, 전문가분들께 감사하다"며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한글 로마자 표기법과 주소체계에 대해 여러 위원님들이 각별히 관심갖고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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