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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이 커버드본드(covered bond)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안 제정을 서두르고 있지만 담보 자산의 범위가 너무 넓게 설정될 경우 커버드본드의 최대 장점인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커버드본드란 은행들이 대출 채권을 기초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으로, 일부 우량 자산만을 담보로 활용하기 때문에 안전 채권으로 통한다.
또한 담보자산에 부실이 발생했을 경우 커버드본드 채권자가 우선변제권을 가지며, 다른 ABS와 달리 발행 은행의 대차대조표 상에 담보 자산이 포함되기 때문에 발행 은행이 커버드본드 손실을 책임져야 한다.
은행들은 이와 같은 안전성을 바탕으로 자금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커버드본드 발행이 이미 활성화돼 있다. 미국은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모기지담보증권(MBS)의 대안으로 커버드본드를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의회가 유럽과 달리 담보자산의 범위를 우량 자산을 넘어선 자산까지 확대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콧 가렛 하원의원(공화·뉴저지)이 지난해 커버드본드 담보 자산을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등 비우량 채권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지난주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이 이 법안을 상원에 상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28일 전했다.
기관위험분석(IRS)의 크리스 웨일런 애널리스트는 “커버드본드가 활성화된 덴마크의 경우 담보자산의 신용도가 매우 높으며 담보자산의 수도 제한돼 있다”면서 “가렛의원이 제안한 커버드본드는 지난 금융위기를 초래한 MBS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가렛 의원의 법안은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다”면서 “은행들은 터무니없는 채권을 커버드본드 담보자산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자산담보부채권은행 연합의 젠스 톨크미트(Jens Tolckmitt) 최고경영자(CEO)는 “커버드본드가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잃으면서 헤지펀드조차 커버드본드에 투자할 수 있다”면서 “헤지펀드는 위기가 닥치면 커버드본드를 곧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커버드본드가 은행들의 마지막 자금조달 창구인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없다. 재정위기로 심각한 자금 경색에 시달렸던 유럽 은행들은 자금 조달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커버드본드를 활용했다. 유럽과 캐나다은행들은 지난해 미국 투자자들에게 300억달러 이상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으며, 올해는 6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톨크미트 CEO는 “비우량 담보자산이 포함된 커버드본드를 안전자산으로 고려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가렛 의원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커버드본드는 유럽처럼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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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본드란 은행들이 대출 채권을 기초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으로, 일부 우량 자산만을 담보로 활용하기 때문에 안전 채권으로 통한다.
또한 담보자산에 부실이 발생했을 경우 커버드본드 채권자가 우선변제권을 가지며, 다른 ABS와 달리 발행 은행의 대차대조표 상에 담보 자산이 포함되기 때문에 발행 은행이 커버드본드 손실을 책임져야 한다.
은행들은 이와 같은 안전성을 바탕으로 자금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커버드본드 발행이 이미 활성화돼 있다. 미국은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모기지담보증권(MBS)의 대안으로 커버드본드를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의회가 유럽과 달리 담보자산의 범위를 우량 자산을 넘어선 자산까지 확대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콧 가렛 하원의원(공화·뉴저지)이 지난해 커버드본드 담보 자산을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등 비우량 채권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지난주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이 이 법안을 상원에 상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28일 전했다.
기관위험분석(IRS)의 크리스 웨일런 애널리스트는 “커버드본드가 활성화된 덴마크의 경우 담보자산의 신용도가 매우 높으며 담보자산의 수도 제한돼 있다”면서 “가렛의원이 제안한 커버드본드는 지난 금융위기를 초래한 MBS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가렛 의원의 법안은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다”면서 “은행들은 터무니없는 채권을 커버드본드 담보자산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자산담보부채권은행 연합의 젠스 톨크미트(Jens Tolckmitt) 최고경영자(CEO)는 “커버드본드가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잃으면서 헤지펀드조차 커버드본드에 투자할 수 있다”면서 “헤지펀드는 위기가 닥치면 커버드본드를 곧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커버드본드가 은행들의 마지막 자금조달 창구인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없다. 재정위기로 심각한 자금 경색에 시달렸던 유럽 은행들은 자금 조달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커버드본드를 활용했다. 유럽과 캐나다은행들은 지난해 미국 투자자들에게 300억달러 이상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으며, 올해는 6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톨크미트 CEO는 “비우량 담보자산이 포함된 커버드본드를 안전자산으로 고려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가렛 의원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커버드본드는 유럽처럼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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