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의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인 성북구 성북2구역 일대에 한옥마을이 시범 조성된다. 정비사업 구역 내에 신규한옥이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성북동 226-103번지 7만5000㎡ 일대에 신규 한옥 50여개동을 짓는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내 한옥에 대한 종합진흥을 위해 발표한 '서울 한옥선언'의 첫 적용 사업이다. 서울 한옥선언은 한옥의 멸실을 막고 현 한옥 지역을 보전 지원하며 더 나아가 한옥주거지 신규조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성북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한옥마을 사업 실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밀구역과 결합개발 방식으로 이뤄진다. 결합개발방식이란 구릉지와 역세권을 하나로 묶어 개발하는 방식이다. 성북2구역은 총 7만5000㎡ 부지 중 3만㎡에 4층 이하의 테라스하우스 등 공동주택 410가구를 건설하고 2만㎡의 부지를 확보해 50동의 신규 한옥마을을 짓는다. 대신 사업계약을 맺은 다른 정비사업 역세권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 수익을 나눠갖는다.

서울시와 성북구는 30일부터 약 한 달간 이같은 정비계획 결정을 위한 성북2 주택개발 구역 지정 주민의견 청취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이 주거유형 다양화와 역사문화도시 서울만의 독특한 도시경관 회복, 문화경쟁력 강화라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문화재 주변지역인 성북2구역은 93%의 노후도에도 불구하고 도시자연경관과 역사문화경관 보호를 위해 개발이 제한돼 왔는데 이번 결합개발로 문화재 주변 노후불량주택 주택정비유형의 새로운 표본을 제시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또 시는 자연 및 역사문화 경관 확보를 위해 이뤄지는 저층 공동주택 건설은 지금까지 주택재개발사업이 고층 아파트 일변도로 이뤄진데 대한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본부 주택기획관은 "성북동에 새로운 한옥마을이 조성되면 그동안 북촌 등 경복궁 주변을 중심으로 한정된 범위에서 이뤄져 온 서울의 전통마을 체험 및 역사경관 범위도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2018년까지 총 250개동의 신규한옥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며 "한옥주거지를 통해 서울의 지속가능한 도시가치를 높이고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국제적 문화경쟁력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한옥선언의 주요 시책 중 600년 고도 서울의 내·외사산, 성곽, 궁궐 주변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지역인 인사동, 북촌, 돈화문로, 서북궁 서측 일대에 대해서는 한옥의 보전과 진흥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실행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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