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에 발행한 기업어음(CP)을 증권사에서 거액에 사들인 투자자가 위탁판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LIG건설 CP에 53억원을 투자한 이모씨가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돈을 돌려받기 어렵게 됐다며 위탁판매한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5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모씨는 증권사 직원이 LIG건설의 부도 위험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서 고객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건설이 발행한 CP 잔액은 1836억원이며 우리투자증권의 판매분은 1300억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특히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열 흘 전에 발행한 40억원 상당의 CP가 판매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29일에는 LIG건설 CP에 투자한 50여 명의 투자자들이 LIG홀딩스 본사 앞에 모여 LIG그룹 총수일가 규탄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법원이 LIG건설의 법정관리를 승인하게 되면 담보가 없는 CP 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원금까지 잃을 수 있다. 이에 따라 LIG건설 CP 위탁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LIG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47위로 아파트 브랜드 '리가(LIGA)'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21일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금융비용과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산업을 못하고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생긴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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