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화려한 데뷔전이었지만 명암은 분명히 갈렸다.

두산 베어스의 203cm 장신 우완 더스틴 니퍼트가 2일 잠실구장서 열린 LG트윈스와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 5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니퍼트의 호투 속에 두산은 LG에 4-0 완승을 거뒀다.

반면 '파이어볼러' 라데메스 리즈(LG)는 홈런 2개를 내주는 아쉬움 속에 6이닝 3실점으로 개막전 패배의 멍에를 썼다.

초반 안정감이 부족한 쪽은 오히려 니퍼트였다. 1회초 톱타자 이대형에게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를 내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이 발휘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이후 박경수를 우익수 뜬공, 이진영과 박용택 모두 각각 2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4회 초에 또 다시 찾아온 위기도 무사히 넘겼다. 박경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이진영에게 1-2루 간 우전 안타를 내줘 무사 1,3루에 몰렸다.

침착함을 잃지 않은 니퍼트는 박용택을 3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정성훈의 짧은 3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박경수를 협살시켰다. 이어 정의윤까지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두산 간판타자 김동주-김현수가 각각 4회와 6회 솔로포로 한 점씩을 보태며 니퍼트의 무실점 승리를 도왔다. 특히 니퍼트는 초반 4회 가운데 세 차례나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꽁꽁 묶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니퍼트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6회 이현승과 교체됐다. 5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를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50km.

이에 맞선 리즈는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3자책) 4피안타(2홈런) 3탈삼진을 기록했다. 총투구수는 98개, 최고구속은 157km였다. 시범경기 때부터 주목받았던 강속구는 여전했지만 제구력이 문제였다.

이날 리즈의 피칭은 말 그대로 '용두사미'였다. 니퍼트와 정반대였던 셈. 압도적인 구위 속에 1회를 단 공 9개로 마무리했다. 2회도 김동주에 볼넷을 내줬지만 나머지 세 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손시헌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어 이종욱이 시도한 기습번트 뜬공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오재원과 김현수를 각각 뜬공으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지만 차분한 볼 처리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실점 후 흔들리던 리즈는 결국 두 차례 대포를 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4회 선두타자 김동주에게 134km짜리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좌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6회에는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150km 높은 직구로 또 다시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두 차례 모두 제구가 흔들려 공이 높게 들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3타자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리즈는 7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김선규에게 넘기며 국내 무대 데뷔전에서 패전을 면하지 못했다. 6이닝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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