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바닷길을 국내 최초의 해저 침매터널과 사장교로 연결한 거가대로는 대우건설의 최첨단 건축기술이 빚어낸 결정체다.

지난해 12월 완공한 이 다리는 연결도로부터 전체구간은 '거가대로', 침매터널 구간은 '가덕해저터널', 사장교 구간은 '거가대교'로 부른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 까지 총 8.2km 구간의 전체 건설기간만 72개월이 소요됐으며 총 공사비는 1조9000억원(부가가치세포함)이 투입됐다.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최첨단 기술력의 집합체인 거가대로 곳곳에서 대우건설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침매터널인 가덕해저터널은 세계 최초 기록을 5개나 보유 중이다. 침매터널 자체는 세계적으로 140여건에 이를 정도로 일반화 돼 있지만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침매터널이 시공된 곳은 내해 지역이었다. 반면 가덕해저터널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파도와 바람, 조류가 심한 외해(外海)에 시공됐으며 터널이 시공되는 수심도 48m로 세계에서 가장 깊다.

침매터널 구간에 사용된 함체 길이 180m 역시 세계 최대다. 8개의 조각을 이어 만든 함체의 연결방식에 최초로 이중조인트(Injectable+Omega Joint) 방식을 도입한 것도 세계 최초 기록 중 하나다.

이 같은 침매터널 건설과 관련 대우건설은 현재 ▲침매함체 연결시 압축공기 이용 ▲해저지반의 평탄성 확보를 위해 적용된 자갈기초공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기초자갈 포설장비 ▲깊은 심도에서 초대형 침매함체를 섬세하고 정밀하게 조절하는 장비인 EPS (함체 위치 정밀 조정장비) 등 3가지를 국제특허 출원했다.

사장교 구간인 거가대교도 국내 최초로 3주탑 사장교 형식으로 시공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시공 환경이 열악한 외해조건을 고려해 기초 케이슨, 교각, 바닥판 등 주탑을 제외한 모든 부재를 제작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해상장비를 이용해 운반 및 거치하는 프리캐스트(Precast) 공법이 적용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 해상 및 고공작업의 위험성을 고려해 '자동상승거푸집(Auto Climbing Form)'이라는 특수공법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이고 공기를 단축했다.

이와함께 태풍과 풍랑이 거센 외해에 만들어지는 교량인 점을 고려해 이 지역의 100년 빈도 풍속인 순간최대풍속 78m/sec(차량주행고도기준)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반도를 상륙한 최대태풍으로 알려진 '매미'의 경우 순간최대풍속이 52m/sec였다. 해상 106m 높이에서 부는 돌풍의 흔들림도 잡아주는 특수한 제진 설비가 주탑에 이용됐다.

주탑의 외관도 화려하다. 기존 H형 주탑과는 달리 거제도의 아름다운 자연미와 부산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국내 처음으로 곡선 다이아몬드형 주탑으로 설계한 덕분이다.

대우건설은 거가대로의 시공 경험을 향후 해외 교량 수주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거가대로의 성공적인 건설로 조선, 기계,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해저터널의 선진 시공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국내외 해저터널 건설 수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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