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12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악마에 영혼을 판’ 대가로 나락까지 떨어진 도현(장혁)은 감옥에서 만난 어둠의 대부 구성철(김병기)과 손잡고 인혜(김희애)에 대한 설욕전을 시작한다. 이로써 최완규 작가는 자신의 장기인 남자들의 진한 복수의 드라마로 다시 돌아왔다. 진부함을 무릅쓰고 결국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안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유필상(김성겸) 가문의 어두운 비밀인 정치자금과 모든 것을 다 이룬 인혜의 마지막 탐욕의 대상인 권력욕이 만나면서 이야기의 판 역시 더 키웠다. 주인공의 추락극을 밋밋하게 그렸던 전반부에 비해, 확실히 그의 절치부심 재기극이 제 2막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돈에 대한 욕망의 이중성을 그리고자 했던 <마이더스>의 흥미로운 지점이 약화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첫 회에서 “부자가 되는 건 모든 사람들의 욕망인데 그 뒤에는 돈은 더럽고 부자는 나쁘다는 이중적 인식이 있다”라는 인혜의 대사로 화두를 던졌던 <마이더스>의 전반부는 막상 그 욕망의 딜레마를 정면 돌파하는 대신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형적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예정된 공식을 따라가는 도현보다 속을 읽기 힘든 인혜의 캐릭터가 그나마 극을 뻔하지 않게 지탱시켰다. 도현이 복수극의 주인공으로 귀환한 후반전에서 이 흥미로웠던 캐릭터마저 운신의 폭이 한결 좁아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어제 인혜가 동생 명준(노민우)의 병 앞에서 눈물 흘리며 약해지던 모습은 그러한 예감을 강화한다. 어쩌면, 근육을 단련하고 남성들 특유의 거친 연대를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최완규식 마초 서사에서 도현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자’였던 인혜가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지켜보는 것이 <마이더스> 2막의 진정한 관전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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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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