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정부와 국회의 이자율상한선 인하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대부업계가 이자율 상한선이 낮아질 경우 현행 대부업법의 형사처벌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6일 최근 국회가 현행 연 44%로 돼 있는 이자율 상한선을 연 39%로 낮추는 이자제한법 개정과 관련 "대부업법의 상한금리특례(44%)를 폐지하고 모든 대출금리의 이율을 이자제한법으로 획일화려면 사금융업자가 이자율을 위반하더라도 형사처벌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업법으로 사금융업자가 상한금리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상한금리를 정해놓고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국가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일부 주, 일본, 한국, 홍콩 등 8개국에 불과하다. 대다수 국가들은 일률적인 상한금리가 없으며 사례별로 폭리여부를 결정해 초과이자를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협회는 상한금리로 형사처벌을 하는 주요 8개국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홍콩, 일본을 제외한 5개국은 별도의 수수료 징수를 통해 실질금리를 훨씬 높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협회는 "홍준표 의원은 세계 각국의 최고이자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들어 국내 이자상한선을 대폭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상한금리 규제를 하는 국가의 경우 연체금리와 수수료를 별도로 징수할 수 있어 사실상 시장 금리는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연체금리와 수수료도 금리에 포함돼 별도 징수가 불가능하다. 실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소비자금융사인 프로미스와 UA등은 현재 연 40∼48%의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는 것이 대부협회의 주장이다.
　
대부업계가 이렇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대부업체의 이자율 상한선을 현행 연 44%에서 연 39%로 낮추기로 당ㆍ정ㆍ청이 의견을 모았지만, 한나라당 서민정책특별위원회는 최고 이자율을 30%까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의원 등 서민특위는 일부 대부업체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면서 이자율 상한선을 30%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석승 대부금융협회 회장은 "업계도 이자상한선을 연 39%로 서서히 낮춰가는 데에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한꺼번에 14%포인트를 낮출 경우 대부업자들이 대거 지하시장으로 들어가 대부자금이 음성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자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업계 평균 대출금리가 30%를 넘는 저축은행(37.0%), 여신금융전문회사(32.8%), 대부업체(41.2%) 등에서 돈을 빌려쓰고 있는 서민 고객 250만명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25만명이 대출회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협회 조사에 따르면 이들 125만명이 대부업체 등에서 빌려쓰고 있는 자금 규모는 4조3000억원에 달해 이 자금이 회수될 경우 서민 고통이 커지면서 사회문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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