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학생이 또 자살했다. 올들어 네번째다.

충격에 쌓인 서남표 KAIST 총장은 등록금제를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오후 1시20분께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 아스팔트 바닥에서 카이스트 휴학생 박모(19)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파트 21층 복도에서 박군의 점퍼와 지갑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박군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군은 한국과학영재고 출신으로 수리과학과 2학년생이며 6일 학교를 휴학했다. 박군의 자살로 올 들어 네 번째 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군은 휴학 전 한오수 스트레스클리닉 교수(아산병원정신과 과장)와 면담을 가졌다. 그는 우울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식욕이 없고 미래 꿈에 대해 갈등이 심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서 총장은 7일 오후 6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재학생 자살 원인 가운데 하나인 ‘차등 수업료제’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본적으로 4년의 학사기간 중 수업료 면제를 원칙으로 하면서 GPA(학교내신) 평점 내용을 창의적이나 교육을 고려해 성적만 적용하는 게 아니라 다른 항목을 추가해 손질할 계획이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학내구성원들과 상의해 결정키로 했다.

또 교학부총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서 학교의 전반적 문제에 대한 개선안 등 학생정신건강과 학사제도 등을 검토해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1일 적용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한편 서 총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이 일로 저를 비롯한 카이스트 구성원들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애통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일을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서 총장은 이어 “잇따른 사건으로 카이스트는 개교 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그 구체적 사유를 불문하고 있어선 안 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학부모님들께, 학생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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