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방 부동산 경매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부산에 이어 강원, 광주 등에서 경매 낙찰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3월 한 달간 전국 15개 광역시·도의 아파트·주상복합 경매를 분석한 결과 광주와 강원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해당 지역에서 경매사상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12일 밝혔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된 가격을 말한다.

다소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산은 전국에서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110.9%) 보다는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부산, 광주, 경남, 전북, 울산이 감정가를 넘겨 낙찰됐다. 통경매 아파트가 저가에 일괄경매 됐던 충북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도 낙찰가율도 수도권을 앞질렀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광주, 강원 지역의 낙찰가율을 보면 광주 지역의 경우 전체 낙찰건수 53건 중 감정가를 넘겨 낙찰된 건수가 4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5건이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다. 3월 가장 높게 낙찰된 아파트는 남구 진월동 전용면적 141㎡ 풍림아파트로 감정가의 148%인 3억1100만원에 낙찰됐다.

강원은 3월 전체 낙찰건수 40건 중 절반 이상인 22건이 감정가를 넘겨 집주인을 찾았다. 이중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가 20건으로 감정가를 넘겨 낙찰된 물건 대부분을 중소형이었다. 낙찰가율 1위인 아파트는 삼척시 교동 전용면적 60㎡ 현대아파트로 감정가의 122%인 5988만원에 매각됐다.

경매시장의 참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평균응찰자수는 2월(11.8명) 최고치를 기록했던 부산이 3월(12.8명) 또 다시 종전 최고치를 넘기며 기록을 갱신했다. 부산, 대전, 대구, 광주 평균 응찰자수는 9명을 넘었다.

집계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부산에서 최대 경쟁률을 보인 아파트는 북구 화명동 벽산강변타운 전용면적 74.5㎡으로 68명이나 응찰했다.

응찰자수가 많이 몰린 1위~5위의 위치를 살펴보면 북구 화명동, 덕천동, 사상구 학장동, 사하구 장림동 등 주로 중소형 아파트들이 많은 곳이 차지했다. 응찰자수 10명 이상씩 몰린 물건 42건 중 35건은 전용 면적 85㎡이하인 중소형 아파트로 조사됐다.

이는 지방 부동산이 회복세를 보이자 경매를 통해 투자수익을 얻거나 내 집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된 전세난으로 중소형아파트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 경매는 입찰일 기준 4~6개월 전 감정이 이뤄지는 반면, 지방 집값 상승세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낙찰가격을 시세와 비교할 때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많아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수도권 지역이 DTI규제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에 비해 DTI규제를 받지 않는 지방은 전세난과 중소형 아파트 공급 부족까지 이어져 경매 시장이 아주 뜨겁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 중소형 아파트 물건은 한정됐으나 수요는 많아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며 "이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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