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자동차들의 질주가 거침이 없다. 마치 아우토반을 달리는 듯 하다. 조선주들도 파도를 가르며 쾌속 항진 중이다. 가파른 상승으로 고점에 대한 부담을 느낄만 한데도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일본 지진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2141.06으로 사상 최고기록을 넘어섰다. 불과 이틀전 2080대까지 밀렸던 지수를 이틀만에 50포인트 이상 끌어올린 힘은 현대차 3인방을 비롯한 자동차 주식들에게서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이틀 연속으로 3~5%씩 급등했다. 이틀간 상승률은 10%에 육박한다. 현대위아 등 부품주들은 상한가를 가면서 더 가파른 탄력을 보여줬다.

이들 덕에 지난달 15일 26.04.46까지 밀렸던 운송장비업종은 이날 3308.76까지 치솟았다. 한달간 상승률이 30%를 넘는다. 같은 기간 1880대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3%였다. 이것도 주요국 증시 중 최고기록이다.

운송장비업종을 함께 구성하는 조선주들의 선전도 한몫했다. 조선 대장주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5일 장중 저점 대비 30% 가량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50%나 급등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LNG선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감 등 반사이익이 컸다.

이같은 자동차·조선주들의 급등은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주들은 지진과 원전 사고에 따라 LNG선의 수요가 늘 것이란 분석과 함께 반등을 시작했다.

이들 외에도 정유화학, 전기전자(IT), 철강 등도 반사이익이 거론되며 시세를 냈다. 하지만 급등세를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다. 철강업종과 화학업종의 최근 한달간 저점 대비 상승률은 10%대다. IT는 7%대로 지수 상승률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IT는 핵심 재료와 부품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큰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동차와 조선이 이끌던 장세는 최근들어 자동차로 쏠리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이틀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2009년부터 이어져 온 실적기대감이 실적발표 기간을 맞다 다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일본 자동차의 미국내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는 소식도 현대차 3인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요인이다. 경쟁자인 일본 차의 미국내 재고가 소진되고 있는데다 일본에서는 원전 사고 후폭풍에 여진까지 이어지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현대차쪽의 반사이익이 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적과 재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큰 손들도 고점 부담에도 불구하고 재매수하는 분위기다. 기아차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은 12일까지 4일 연속 동반 순매도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 13일 쌍끌이 매수로 돌아섰고, 14일엔 기관이 85만주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 1~3위 종목은 현대차 3인방이 차지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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