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뉴스
지난 4월8일 경기도 포천의 한 공터에 농협 직원 50여 명이 아침 일찍 모였다. 어려운 농가를 방문해 노후시설을 수리해주기 위해서다. 농협이 7년째 진행해온 봉사활동이다. 농협은 2005년부터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을 만들어 농업인 가정 가운데 독거노인, 장애우, 소년소녀 가장 등을 대상으로 노후화된 주택을 고쳐왔다. 올해로 7년째 지속되고 있는 농협의 봉사활동을 집중 조명해 봤다. <편집자 주>
봄이라고 하지만 아침에는 여전히 쌀쌀하다. 농협의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은 지난 8일 50여 명의 직원이 모인 가운데 발대식을 개최했다. 발대식은 매년 초 열린다. 올해로 7번째 열리고 있다. 이날 농협의 이재관 전무이사가 봉사단 활동에 참가, 봉사단을 격려했다.
이재관 전무이사는 발대식에서 “농가희망봉사단은 노후시설을 수리하고 어려운 농가에 희망을 전해왔다”며 “그동안 3400여 명이 봉사에 참여하면서 대표적인 봉사단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 감사표시에 보람 느껴
발대식 이후 봉사단은 강선옥(72)씨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강씨가 거주하는 집은 길가에 맞붙어 있는 1층짜리 주택이다. 전형적인 옛날 집으로서 천장이 높지 않다.
강씨는 35년 전부터 이 집에서 거주했다. 이곳에 20여 명의 봉사단이 출동했다. 이재관 전무이사도 봉사단과 함께 강씨 집에서 페인트칠 작업을 도왔다.
봉사단원 중 3~4명은 아침 일찍부터 집 천장 교체 작업에 한창이다. 2~3명은 도배 교체작업을 전개했다. 도배 교체작업을 마치고 장판도 새것으로 바꿨다. 건물 외관의 페인트칠 작업에 5명의 봉사단이 붙어서 일했다.
집 내부를 수리하기 위해 우선 전기를 끊었다. 필요한 전기는 자체 소형 발전기를 가져와 충당했다. 우선 부엌 천정을 뜯어냈다. 그리고 새로 합판을 설치했다. 합판을 설치하면서 전선을 전부 교체했다. 합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플러그도 새로 교체해 줬다.
집 바깥에는 비닐을 씌웠다. 보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강선옥씨는 겨울철에 부엌이 얼어서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비록 겨울이 지나 집을 고치고 있지만 벌써부터 다가올 겨울철 추위를 잊게 했다.
강씨는 부엌이 얼어서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대대적인 수선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며칠 전 전기가 합선돼 화재가 날 뻔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집을 수리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단으로 참석한 허영무 주임은 “7년째 봉사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일을 마치면 감사의 표시를 해 와서 보람을 느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주변 이웃도 자신의 일처럼 도와줬다. 함준식(75)씨는 이날 오전부터 강씨의 집에 와서 봉사단의 업무를 지켜보면서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을 써 줬다. 천정을 뜯어낼 때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었고 도배를 새로 할 때도 옆에서 도와줄 것을 찾곤 했다.
이날 봉사단은 강선옥씨 주택뿐 아니라 원옥연(70)씨, 변영희(75)씨, 이복순(92)씨의 집도 수리해줬다.
원옥연씨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15명 정도가 달라붙었다. 전기 배선 일부를 교체했고 전등도 바꿔줬다. 기계 보일러와 마당 수도배관, 가스레인지를 교체해줬다. 보일러 배관과 수도 배관도 점검했다. 지붕에 컬러 강판을 덧씌워서 새 집처럼 만들었다.
번영희씨 주택을 수선하기 위해서도 10명의 봉사단이 작업했다. 이들도 전기 배선을 교체하거나 신설했다. 전등과 스위치, 콘센트를 깨끗한 것으로 바꿨다. 연탄보일러도 교체했다. 마당 수도배관의 누수부분을 수리했다. 지붕에 컬러 강판을 덧씌웠고 외부 벽에 비닐로 천막지를 덧씌워서 난방이 가능토록 했다. 창고와 마당도 정리했다.
이복순씨 주택 수선도 비슷했다. 15명의 봉사단원이 참석해 전기 배선의 일부를 교체했다. 지붕 컬러 강판을 덧씌웠고 대문과 외벽을 도색해 줬다. 가스레인지와 마당 수도꼭지를 바꿔줬다.
농협 직원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전문 기술을 봉사도구로 이용한다. 이들은 건축, 기계, 전기, 소방, 통신, 조경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농협의 농가희망봉사단은 2010년 말까지 총 3333명이 참석, 285가구를 수선해 줬다. 올해는 노후농가가 원하는 5대 맞춤형 봉사 항목을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안전, 따뜻함, 밝음, 편리, 아름다움이다. 안전은 방수와 지붕교체, 따뜻함은 보일러 교체, 밝음은 전등교체, 편리는 주방교체, 아름다움은 도색, 벽지 작업 등이다.
봉사 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기존에 조합원 중 독거노인,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이었으나 올해는 어려운 농업인과 마을 공동시설, 농촌 사회봉사단체 시설 등으로 확대한다. 봉사 대상은 현지에서 추천하면 답사 후 계획을 세워 봉사 활동을 진행한다.
봉사 참여자도 일반 직원과 계열사까지 참여토록 넓힌다. 지역 농협과 시군지부, 지역 본부와 계열사 등 합동봉사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810명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900여 명이 참석토록 유도할 예정이다.
창립 50주년 기념 활동 업그레이드
올해 봉사활동은 월 1회씩 연 10회를 실시하고 창립 50주년 기념 복합 봉사활동을 한차례 더 실시할 계획이다. 창립 50주년 기념 봉사활동은 7~8월쯤 농기계수리, 의료봉사, 무료 법률상담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봉사활동 내용도 기존에는 최소한의 농가수리가 중심이었지만 올해는 이를 대폭 개선키로 했다. 노후농가 리모델링 범위를 넓히고 생활용품 기증을 확대한다. 마을공동시설 봉사와 농촌의 사회복지시설 보수 봉사, 다문화센터 건립을 지원한다.
노후농가 수리사업은 슬레이트 지붕과 처마 컬러 강판을 덧씌우는 등 농가 외부를 수리한다.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교체 등 농가 내부도 수리한다. 노후 전기배선과 기름 및 연탄 보일러를 교체한다.
생활용품 기증은 가스레인지, 선풍기, 밥솥 등 가전제품을 기증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비누, 세제, 화장지, 내복 등 생활용품도 나눠준다.
이밖에 화장실 보수가 어려우면 이동형 화장실을 설치해준다. 노후농가로 보수가 어려우면 조립식 주택을 만들어준다. 경로당, 마을회관 도색, 벽지 교체를 비롯해 농가일손 돕기에 나선다. 올해 봉사활동 예정지는 이번 경기도를 시작으로 강원, 충남, 충북 등 전국에 걸쳐 있다.
농협 김정식 총무부장은 “예전에 경상도와 전라도에 갈 때는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하기도 했다”며 “충남 독거노인을 지원했을 때 전기가 누전 직전까지 간 경우도 있었는데 해결해 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김경원 기자 k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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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이재관 전무이사를 비롯해 임직원들이 노후농가의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
봄이라고 하지만 아침에는 여전히 쌀쌀하다. 농협의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은 지난 8일 50여 명의 직원이 모인 가운데 발대식을 개최했다. 발대식은 매년 초 열린다. 올해로 7번째 열리고 있다. 이날 농협의 이재관 전무이사가 봉사단 활동에 참가, 봉사단을 격려했다.
이재관 전무이사는 발대식에서 “농가희망봉사단은 노후시설을 수리하고 어려운 농가에 희망을 전해왔다”며 “그동안 3400여 명이 봉사에 참여하면서 대표적인 봉사단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 감사표시에 보람 느껴
발대식 이후 봉사단은 강선옥(72)씨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강씨가 거주하는 집은 길가에 맞붙어 있는 1층짜리 주택이다. 전형적인 옛날 집으로서 천장이 높지 않다.
강씨는 35년 전부터 이 집에서 거주했다. 이곳에 20여 명의 봉사단이 출동했다. 이재관 전무이사도 봉사단과 함께 강씨 집에서 페인트칠 작업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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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를 수리하기 위해 우선 전기를 끊었다. 필요한 전기는 자체 소형 발전기를 가져와 충당했다. 우선 부엌 천정을 뜯어냈다. 그리고 새로 합판을 설치했다. 합판을 설치하면서 전선을 전부 교체했다. 합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플러그도 새로 교체해 줬다.
집 바깥에는 비닐을 씌웠다. 보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강선옥씨는 겨울철에 부엌이 얼어서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비록 겨울이 지나 집을 고치고 있지만 벌써부터 다가올 겨울철 추위를 잊게 했다.
강씨는 부엌이 얼어서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대대적인 수선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며칠 전 전기가 합선돼 화재가 날 뻔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집을 수리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단으로 참석한 허영무 주임은 “7년째 봉사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일을 마치면 감사의 표시를 해 와서 보람을 느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주변 이웃도 자신의 일처럼 도와줬다. 함준식(75)씨는 이날 오전부터 강씨의 집에 와서 봉사단의 업무를 지켜보면서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을 써 줬다. 천정을 뜯어낼 때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었고 도배를 새로 할 때도 옆에서 도와줄 것을 찾곤 했다.
이날 봉사단은 강선옥씨 주택뿐 아니라 원옥연(70)씨, 변영희(75)씨, 이복순(92)씨의 집도 수리해줬다.
원옥연씨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15명 정도가 달라붙었다. 전기 배선 일부를 교체했고 전등도 바꿔줬다. 기계 보일러와 마당 수도배관, 가스레인지를 교체해줬다. 보일러 배관과 수도 배관도 점검했다. 지붕에 컬러 강판을 덧씌워서 새 집처럼 만들었다.
번영희씨 주택을 수선하기 위해서도 10명의 봉사단이 작업했다. 이들도 전기 배선을 교체하거나 신설했다. 전등과 스위치, 콘센트를 깨끗한 것으로 바꿨다. 연탄보일러도 교체했다. 마당 수도배관의 누수부분을 수리했다. 지붕에 컬러 강판을 덧씌웠고 외부 벽에 비닐로 천막지를 덧씌워서 난방이 가능토록 했다. 창고와 마당도 정리했다.
이복순씨 주택 수선도 비슷했다. 15명의 봉사단원이 참석해 전기 배선의 일부를 교체했다. 지붕 컬러 강판을 덧씌웠고 대문과 외벽을 도색해 줬다. 가스레인지와 마당 수도꼭지를 바꿔줬다.
농협 직원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전문 기술을 봉사도구로 이용한다. 이들은 건축, 기계, 전기, 소방, 통신, 조경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농협의 농가희망봉사단은 2010년 말까지 총 3333명이 참석, 285가구를 수선해 줬다. 올해는 노후농가가 원하는 5대 맞춤형 봉사 항목을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안전, 따뜻함, 밝음, 편리, 아름다움이다. 안전은 방수와 지붕교체, 따뜻함은 보일러 교체, 밝음은 전등교체, 편리는 주방교체, 아름다움은 도색, 벽지 작업 등이다.
봉사 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기존에 조합원 중 독거노인,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이었으나 올해는 어려운 농업인과 마을 공동시설, 농촌 사회봉사단체 시설 등으로 확대한다. 봉사 대상은 현지에서 추천하면 답사 후 계획을 세워 봉사 활동을 진행한다.
봉사 참여자도 일반 직원과 계열사까지 참여토록 넓힌다. 지역 농협과 시군지부, 지역 본부와 계열사 등 합동봉사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810명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900여 명이 참석토록 유도할 예정이다.
창립 50주년 기념 활동 업그레이드
올해 봉사활동은 월 1회씩 연 10회를 실시하고 창립 50주년 기념 복합 봉사활동을 한차례 더 실시할 계획이다. 창립 50주년 기념 봉사활동은 7~8월쯤 농기계수리, 의료봉사, 무료 법률상담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봉사활동 내용도 기존에는 최소한의 농가수리가 중심이었지만 올해는 이를 대폭 개선키로 했다. 노후농가 리모델링 범위를 넓히고 생활용품 기증을 확대한다. 마을공동시설 봉사와 농촌의 사회복지시설 보수 봉사, 다문화센터 건립을 지원한다.
노후농가 수리사업은 슬레이트 지붕과 처마 컬러 강판을 덧씌우는 등 농가 외부를 수리한다.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교체 등 농가 내부도 수리한다. 노후 전기배선과 기름 및 연탄 보일러를 교체한다.
생활용품 기증은 가스레인지, 선풍기, 밥솥 등 가전제품을 기증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비누, 세제, 화장지, 내복 등 생활용품도 나눠준다.
이밖에 화장실 보수가 어려우면 이동형 화장실을 설치해준다. 노후농가로 보수가 어려우면 조립식 주택을 만들어준다. 경로당, 마을회관 도색, 벽지 교체를 비롯해 농가일손 돕기에 나선다. 올해 봉사활동 예정지는 이번 경기도를 시작으로 강원, 충남, 충북 등 전국에 걸쳐 있다.
농협 김정식 총무부장은 “예전에 경상도와 전라도에 갈 때는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하기도 했다”며 “충남 독거노인을 지원했을 때 전기가 누전 직전까지 간 경우도 있었는데 해결해 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김경원 기자 k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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