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5대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이 18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긴급히 모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조찬간담회를 소집한 것이다. 휴일이었던 17일 아침 연락을 받은 금융지주 회장들은 기존 일정을 뒤로하고 이날 회동에 참석했다.

김석동 위원장이 긴급 모임을 연 가장 큰 이유는 최근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에 이어 농협 전산마비까지 금융회사의 전산 보안에 큰 허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 및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이 연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금융당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PF를 회수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강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석동 위원장 및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어윤대 KB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당국에서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 진웅섭 금융위 대변인,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 등도 회의장에 자리를 잡았다.

김 위원장은 은행회관 로비에 도착하면서부터 취재진에 둘러싸여 예정된 8시보다 회의장에 5분 늦게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PF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이 소극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지시로 PF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금융회사들 입장에서는 아이러니한 발언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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