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은 의외성에서 온다. MBC <위대한 탄생>이 좀처럼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시청자의 생각을 뛰어넘는 무대가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 유형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예상 범위 내에서 머물고 있는 단순함 때문인 것이다. 미션의 주제인 ‘아이돌’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 그대로 TOP8의 무대는 기존 아이돌 무대의 답습이었다. 지난 TOP10의 무대가 멘토제의 득과 실을 보여주었다면 프로그램 자체의 단순함과 안이함에서 아쉬움을 남긴 TOP8의 무대를 살펴본다.

셰인: 비 - ‘태양을 피하는 방법’
신승훈의 선곡은 언제나 정직하다. 비 또한 성량이 좋은 보컬은 아니고, 셰인은 더더욱 그렇다. 두 사람 다 비성과 흉성 사이에서 한정된 발성을 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셰인이 이 노래를 잘 소화해내는 것은 의외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비는 셰인이 가지지 못한 무대 장악력과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다. 보컬이 가진 한계를 퍼포먼스로 극복하는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이렇게 원곡 그대로 따라가는건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셰인은 음악적으로 다른 시도를 해야만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셰인은 노래 자체는 훌륭했다. 놀랍게도 음정이 정확한 편이었고, 발음은 드디어 가사가 전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도 셰인의 무대는 한계를 보였다. 고무적인 것은 그 한계를 만드는 것이 셰인 본인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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