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한나라당 3곳, 민주당 2곳, 자유선진당 4곳. 충청권의 ‘4.27재·보궐선거’ 성적표다.

이번 선거는 ‘세종시 수정안 사태’와 과학벨트 입지문제 등 지역문제가 중요한 선거 이슈로 나타났고 자유선진당의 존립근거에 대한 시험대로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겉으로 보기엔 자유선진당의 우세로 끝난 모양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국 정서와 다르게 충청권 분위기는 자유선진당 입지가 줄어든 선거로 평가할 수 있다.

자유선진당은 전국정당을 내세우면서도 당 대표와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선거를 지휘하며 지역에 올인해왔다. 태안군수선거에서도 유력하다는 당내 분석과는 다르게 개표막판까지 한나라당 가세로 후보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세종시와 과학벨트 입지 등 지역정치권의 중요 이슈가 몰린 연기군의회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진 것은 자유선진당의 정체성에 물음표를 남겼다.

게다가 연기군의원선거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가 “충청권이 하나 되는 길을 찾겠다”며 후보공천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밝혀 표심은 자유선진당에게 유리한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았다.

자유선진당이 연기군의원선거에서 이기면 그 공의 일부를 심 대표가 가져갈 수 있었고 이는 선진당과 합당수순에서 돌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져 합당도 쉽잖을 전망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또한 이번 재선거 만족할만 분위기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충청권 9곳 중에 3곳을 당선시켰으나 충북에서 2곳, 충남은 한곳도 이기지 못했다.

그나마 대전 대덕구의원선거에서 승리한 게 위안꺼리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과학벨트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대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선거로 정용기 대덕구청장 입지는 더 굳어지게 됐다.

민주당은 연기군 다 선거구에서 값진 당선을 이끌어냈지만 군수가 민주당 소속인 서천 가선거구에서 자유선진당에게 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당선과 도의회, 기초의회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많이 당선시켜 내심 이번 선거에서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충남에선 연기군의원선거를, 충북에선 청원 가선거구에만 성적을 거둬 충청권에 더 많은 관심과 활동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남겼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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