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9일 신임 인사차 예방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나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대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서로에 대한 덕담이 오갔다. 특히 정치변화와 혁신을 화두로 파트너에 대한 높은 기대감도 쏟아졌다. 반면,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야의 현안을 놓고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손 대표는 우선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당선은 한국정치가 바뀌고 변화가 혁신과 쇄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시는 것 같아 반갑다"며 "황우여발(發) 정치와 국회의 변화와 혁신이 정치를 새롭게 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황 원내대표는 이에 "여야가 한마음으로 선진국 진입과 어려운 서민의 민생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좋은 기반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초당적 협조를 주문했고 손 대표도 "국회가 정말 국민의 생활·민생을 제일로 섬기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국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손 대표는 특히 "날치기는 물론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또 날치기 차원이 아니라 일방적인 강행처리도, 야당으로서 몸싸움을 강요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한나라당의 연말 예산안 강행처리와 한·EU FTA 비준안 처리 등을 꼬집으며 "황우여 대표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오니 여야관계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도 변하지만 민주당도 함께 하면서 앞으로는 좀 더 통큰 정치를 해달라"며 "앞으로 몸싸움 없는 국회는 당연히 되어야 하는데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논쟁이 없도록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접근하고 이해될 수 있는 정치로 나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정책위의장으로서 민생과 서민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서는 한나라당의 정책으로 기조도 조금 옮기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본인의 금배지를 떼어 "우정과 신뢰의 표현"이라며 황 원내대표의 옷깃에 직접 달아주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손 대표는 "자칫 배지를 권위와 권력의 상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이 달아준 소중한 배지"라며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사나흘 후에 있는데 어떤 분이 돼도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황 원내대표도 "야당의 중요성을 우리가 뼈저리게 마음에 새기고 잘 모시겠다. 여야가 격이 없이 하나가 되어 나머지 1년간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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