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해 학대를 받은 아동 10명 중 4명은 거의 매일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2010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학대를 받은 전체 아동 5657명 가운데 2320명(41%)이 거의 매일 학대를 경험했다고 11일 밝혔다.

그 다음으로 2~3일에 한번꼴로 학대를 경험한 아동이 1081명(19.1%), 일주일에 한번이 689명(12.2%), 일회성이 532명(9.4%), 1개월에 한번이 345명(6.1%) 등으로 뒤따랐다.

또 아동학대의 87.9%는 가정 내에서 발생했으며, 집근처 또는 길가(2.8%), 복지시설(2.2%), 어린이집(1.8%), 친척집(0.9%), 학교(0.6%), 이웃집(0.6%) 순이었다. 특히 유치원(2건→19건)과 어린이집(67건→100건), 학교(17건→37건), 학원(12건→15건)에서의 학대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때문에 학대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전체의 83.2%나 됐으며, 부모 외에는 타인 9.4%, 친인척 6% 등이었다.

아동학대사례 유형으로는 여러 학대형태가 공존하는 중복학대가 2394건(42.3%)으로 가장 많았고, 방임 1870건(33.1%), 정서학대 773건(13.7%), 신체학대 348건(6.1%)으로 집계됐다. 학대를 받은 아동의 연령대는 만 10~12세(25.6%), 만 13~15세(22.5%), 만 7~9세(19.1%) 등이 많았다.

이에 대해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스스로 학대인지 모르고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영유아에 대한 학대가 많다"며 "특히 영유아에 대한 학대는 지속될 경우 학습문제나 학교 부적응, 공격성, 불안 등 뿐만 아니라 사망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 중 고소·고발조치된 건수는 290건으로 5.1%에 불과했다. 이중 법원판결을 받은 사례는 160건(28%)으로, 아동학대사례 중 법원판결을 받은 사례가 단 3%에 그친 셈이다.

장 관장은 "성폭력사건은 사회적 관심으로 형량이 예전에 비해 늘었지만, 올 2월 언론에 보도된 '서울 광진구 3세 아동 사망사건'을 보더라도 징역 5년형이 내려졌다"면서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하고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현재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전국 45곳의 아동보호기관에서 상담·예방교육, 입원·통원치료, 심리치료, 가정지원, 사회복지서비스 기관 연계, 일시보호서비스, 고소·고발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7곳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늘었지만, 학대피해아동 보호율(인구수 대비 아동학대사례비율)은 0.57%로 미국(10.1%), 호주(6.1%) 보다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복지부는 아동학대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직군을 12개에서 20개로 확대, 신고의무 불이행시 과태료 부과, 학대행위자 피해아동 접근제한·치료위탁 등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을 담은 아동복지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용주 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은 "아이들은 적절한 양육과 보호를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학대는 어떠한 이유로든 용납되지 못한다"면서 "아동학대와 관련 '신고'가 중요하다고 판단, 이를 포함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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