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겸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회장이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내년에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경제 전문 사이트 마켓워치는 11일(현지시각) 루비니 교수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예상보다 더딘 경제성장을 이유로 내년 기업실적은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기업들은 원가절감 등을 통해 현재까지 잘해왔다"면서 "그러나 판매와 매출은 지금부터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기업실적이 15~20% 뛸 것이란 전망도 솔직히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고 원가 절감을 거쳐 잇따라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이 현상은 2009년 3월 이후 두드러져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S&P500지수는 이날 1342.08을 기록해 2009년 3월 이후 91.50%가 뛰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금융학 교수는 루비니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내년 기업실적 증가로 S&P500지수가 12~15%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은 5년내 2~4%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내년 금리를 인상할 것이지만 과거에 그랬듯 금리인상 후 1~2년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 국내총생산(GDP)도 올해 3.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그러나 시겔 교수의 예상에 반대 의견을 보였다. 그는 "올해 미국 GDP가 2.4%가 성장할 것"이라면서 "기업분야는 건전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방정부, 연방정부, 주택시장은 재앙(disaster)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루비니는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결국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유 있는 노동시장을 이유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었으나 주택시장은 더욱 침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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