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주주총회를 마친 증권사들이 '애널리스트의 꽃'이라 불리는 리서치센터장 교체에 나서며 내부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헤지펀드 도입, 자산관리 강화 등 증권가에 변화에 바람이 불며 강점은 더 키우고 약점은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월부터 공석이던 리서치센터장 자리를 양기인 전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맡겼다. 신임 양 센터장은 철강금속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며 지난 2009년부터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수장을 맡아 업계 1위로 올려 놓은 실력파로 인정받는다. 신한투자는 양 센터장 영입으로 섹터 부문을 강화해 리서치센터의 종합적인 위상 강화를 노리고 있다. 강점을 갖고 있는 시황 부문의 위상을 유지하며 섹터 쪽을 강화해 리서치센터 위상을 업계 수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양 센터장 선임을 계기로 리서치 파워와 인력을 꾸준히 보강해 업계 최고의 리서치센터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는 현재 각 섹터별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을 영입하기 위해 활발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증권은 지난 19일 국내 채권 애널리스트 1세대인 최석원 상무를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채권분석 전문가가 리서치센터장 자리에 오른 첫 사례다. 증권업계 트렌드가 주식 브로커리지에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서 나타나게 된 변화다.

최 센터장은 개별 종목과 업종 분석을 넘어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리서치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 측도 최 센터장 영입배경을 "주식에 대한 분석과 전망에 채권 전문가의 안목을 결합시키고 자산배분 업무의 포괄적 분석과 새로운 투자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로몬증권은 HMC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장이던 이종우 센터장을 영입했다. 이 센터장은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으로 대표적인 투자전략가 출신 리서치센터장이다.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관론자로 명성을 날린 스타 센터장 중 하나다. 이번까지 증권사 4곳에서 리서치센터장을 맡게 됐다.

소형 증권사로서 인지도와 언론의 주목도가 낮았던 솔로몬증권으로서는 지명도가 높은 이 센터장의 영입으로 인지도와 리서치센터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취임하자마자 "3분기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단숨에 언론과 증권업계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HMC투자증권은 이 센터장 후임으로 우영무 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선임했다. 우 센터장은 "기본적 분석에 충실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보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HMC투자증권만의 색깔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양기인 센터장이 떠난 대우증권은 해외사업 리서치를 총괄하던 구자용 전무가 단독 센터장을 맡게 될 전망이다. 구 센터장은 노무라증권과 리먼브러더스증권의 센터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6월부터 국내 담당인 양 센터장과 함께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공동 센터장을 맡아 왔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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