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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재정1차관 |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한국국제경제학회·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공동주최 하계정책학술포럼에 참석해,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임 차관은 "보리는 망종(芒種,6월 6일 보리를 베고 논에 벼를 심는 절기) 전에 베라" 옛 속담을 인용하면서 "망종까지 보리를 베어야 논에 벼를 심을 수 있고, 이 시기를 넘기면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복지도 우리 여건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할 시기이며, 그렇지 않으면 우후죽순처럼 불어닥치는 포퓰리즘 바람에 나라 곳간은 물론, 애써 경작해 온 복지 기반조차 쓰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향후 복지정책은 재정적으로 감당이 가능하고, 일을 통한 탈빈곤을 촉진하며, 수요자의 욕구와 부담능력에 맞는 도덕적 해이가 없는 복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임 차관은 이같은 기조 하에서 향후 복지정책의 방향을 '일을 통한 복지', '사회안전망 내실화', '지속가능한 복지', '효율적인 맞춤형 복지' 4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임 차관은 특히 "최고의 복지는 '안정된 일자리'로서, 견실한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사회보험 사각지대 축소 등 사회안전망을 내실화하고 취약계층 보호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이어 "여름 밤에 덥다고 창문을 열라는 아버지와 모기가 들어온다고 창문을 닫으라는 어머니 사이에서, 바람은 들어오고 모기는 막아주는 방충망을 설치한 지혜로운 아들처럼 끊임없는 복지확대 요구와 재정건전성 확보의 딜레마 속에서, 우리 경제수준과 재정여력 내에서 서민과 취약계층의 복지를 확대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차관은 "한정된 재정여건으로 빈곤층에 대한 복지대책이 여전히 아쉬운 상황에서, 고소득층까지 획일적으로 포괄하는 복지정책은 자칫 서민들을 위한 복지 재원만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면서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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