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민아 기자]이룸지엔지가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투자유의환기종목 중 첫 상장폐지 사례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첫 사례가 나오게 되면 다른 투자유의환기종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3개 투자환기 종목 전체에 위기감=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4일 이룸지엔지에 대해 상장폐지 실질 심사대상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룸지엔지가 투자유의환기종목 상태에서 경영권 변동이 발생해 종합적으로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 거래소는 투자유의환기종목 또는 관리종목의 경우 실질적 경영권 변동이 확인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이룸지엔지는 지난달 23일 최대주주가 김문섭 대표에서 뉴로테크로 변경됐다고 공시를 하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했다. 김 대표의 지분 300만주가 경영권 이전 계약 과정에서 사라지면서 기존 2대주주였던 뉴로테크가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며 실질심사의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이룸은 이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결과 발표를 겨냥한 듯 최대주주가 뉴로테크에서 기존 최대주주였던 김문섭 외 7인으로 변경됐다고 다시 공시했다. 김문섭 씨 등이 최대주주 지위 회복을 위해 장외거래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취득했으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결정을 막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비록 오늘 다시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냈지만 원상복구 됐다고 해서 실질심사 대상 결정 자체를 무효화 시킬 수는 없는 것"이라며 "원상복구된 부분에 대해서는 상장폐지 실질 심사에서 감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 결정을 하는 것은 아주 제한적인 경우"라며 "이룸지엔지의 경우 매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자본잠식이 30% 정도로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 투자유의환기종목을 지정한 후 처음으로 나온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어서 시장은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룸지엔지 외에 역시 투자유의환기종목인 지아이블루도 횡령배임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검토 받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유의환기종목에서 이같은 사례가 연이어 나오면서 투자유의환기종목 지정 후 찬바람만 불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종목에 대한 투심은 더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체는 당황=퇴출의 위기에 몰린 회사의 반응은 당황 그 자체다. 최대주주를 다시 돌려놓았고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구도도 수정했지만 소용없었다.

회사관계자는 "오늘 최대주주 변경공시가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하더라도 다만 경영권이 안정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다소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내부 회의를 거쳐 실질심사에 관한 회사의 대응 방안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김문섭 이룸지엔지 대표이사는 "저로 인해 벌어진 일이니 겸소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실질심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룸은 이날 오전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 변경이 발생하게 된 데 책임을 물어 이정현 이사의 해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회사관계자는 " 특별결의에 필요한 정족수를 조금 넘는 약 35%의 주주가 참석했다"며 "이정현이사측은 본인 명의로 주식을 보유한 것은 아니어서 주총장에 왔는지 여부의 확인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이민아 기자 ma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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