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연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마지막으로 고심하던 개인투자자의 헤지펀드 최소가입 금액을 최소 5억원이상으로 사실상 확정했다.

또한 증권사는 프라임브로커(주문수행 업무)와 헤지펀드 운용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정례회의에 보고하고, 오는 17일 입법 예고한다.


당초 금융위는 헤지펀드 도입에 따른 시장질서 안정화와 부작용 최소화 차원에서 개인투자자의 접근을 최소 10억원 이상으로 규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시장 초기 개인투자자 진입장벽이 높을 경우 한국형헤지펀드 설립 자체가 쉽지 않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막판에 금융위에서 개인투자자의 헤지펀드 최소 가입 금액을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추게 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참조, 시장 질서가 흔들리지 않는 범위에서 더 많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의 차입한도는 종전 순자산의 300%에서 400%로 상향 조정됐다. 또한 그동안 사모펀드에서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의무적으로 투자를 해왔던 것과 달리 헤지펀드는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투자 의무(투자 비율 50%)를 면제받게 된다.

증권사가 프라임브로커와 헤지펀드 운용을 겸영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시행령에서는 주문수행, 청산ㆍ결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프라임브로커가 헤지펀드 운용을 겸영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라임브로커가 헤지펀드 운용을 겸영하려면 헤지펀드업 인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데, 인가 조건이 까다로워 겸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으로 겸영을 허용했지만, 인가 정책 등으로 사실상 규제하겠다는 것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헤지펀드 인가를 받기 위한 더 구체적인 조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이하 세칙, 감독 규정등에서 확정된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들이 현재 헤지펀드 운용과 프라이브로커는 분사를 통해 독립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과 관련, 금융위와 공동 작업을 한 자본시장연구원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헤지펀드 운용업자는 최소 40억∼80억원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한다. 분사시에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증권사들이 우선적으로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는 사모펀드 수탁고가 2조∼4조원 이상, 투자자문사는 일임계약 2500억∼5000억원 이상, 증권사는 자기자본 5000억∼1조원 이상이 최소 진입 조건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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