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금융당국이 20일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하자 우리은행 노조는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민영화는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타 금융지주와의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노조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임기가 끝나는 8월 이후 새롭게 구성되는 공자위를 통해 짜여질 새로운 민영화 방식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임혁 우리은행노조 위원장은 이날 "입찰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졌다"며 "합병이 진행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법 시행령은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려면 소유지분의 95% 이상 취득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는 당초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사에 대해서는 이 규정을 50%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시행령 내용을 법안에 아예 못 박아 버리겠다"는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의 반대에 막혀 결국 포기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남은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더라도 오는 29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LOI)를 낼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으면 10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아직까지는 마음놓을 수 없다며 오는 29일까지는 집회 등 정해진 일정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워낙 정책 당국자들이 하루아침에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확신할 수는 없다"며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매각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 온 만큼 막판에 다른 지주사들이 무리하게 뛰어들어볼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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