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7.4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네거티브 이슈가 난무하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27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북·제주권 비전발표회에 나선 당권주자 7명은 호남소외론을 경쟁적으로 제기하며 석패율제 도입 등을 약속하는 등 호남 대의원들을 향한 민심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비전발표회의 최대 이슈는 홍준표, 원희룡 후보가 전날 각각 제기한 공작정치와 공천협박설이었다.

전임 지도부 책임론을 강력 제기한 유승민 후보는 "전직 지도부 3명 중 2명이 기자들 앞에서 뭐라고 했느냐"며 "홍준표 후보에게 묻겠다. 권력기관, 특정계파가 어떤 후보를 대표로 만들기 위해 공작정치를 했는지. 원희룡 의원은 공천협박한 사람이 누군이 밝혀달라. 공천협박이 사실이면 그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실명으로 거론하며 해명을 촉구했다.

쇄신파 리더 남경필 후보도 가세했다. 남 후보는 "홍준표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국정2등으로 최고위원했고 집권 첫해에 원내대표를 했다"며 "지난 3년 동안 2년을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다가 아무런 반성없이 또 국정을 비판하고 바꾸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 원희룡 후보는 개혁을 같이 했던 후보인데 계파를 업고 나와 국정안정을 이야기하는데 정말 가슴이 아프다. 다시 개혁으로 돌아오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후보는 이에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분열과 갈등의 지도력으로는 정권 후반기 당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홍 후보를 겨냥함녀서 "안정과 화합을 확보하면서 당을 젊게 바꾸고 집권여당으로 책임감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에 대한 공격을 많이 한다. 선두에 따라붙은 것 같다"며 "염려와 비판을 다 수용하고 귀를 열어 화합의 당 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 후보는 전임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 "후배님들 말씀이 일리가 있다. 다 듣겠다"면서도 "큰 판이 벌어졌는데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한해에 있다. 차포 떼고 장기를 둘 수 있느냐. 곤란하다"고 전대 출마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아울러 "홍준표는 30년 동안 검사하고 정치하면서 누구 눈치보고 주저하고 머뭇거리고 변절하고 한 적이 없다"며 "어디로 튈지 모른다? 대한민국 주류세력과 특권층이 껄끄럽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정의가 있는 곳으로, 한 방향으로 튄다. 국민 앞에, 청와대와 정부 앞에, 야당 앞에 당 대표는 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비전발표회에서 당권후보들은 하나같이 한나라당 소속 호남 국회의원의 탄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경원 후보는 "31명의 호남 의원 중 한나라당 소속은 없다. 척박한 땅에서 봉사한 여러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석패율제를 도입하겠다"며 "40대, 재선, 여성의 편견을 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진 후보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우리 한나라당의 정용화 광주시장 후보, 정운천 전북지사 후보, 김대식 전남지사 후보들은 유례없이 두 자리 수의 득표율을 얻어 한나라당의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의 불모지에 권역별 비례와 석패율을 도입하여 한나라당의 푸른 깃발을 꽂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권영세 후보도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호남 출신이면 안 될 이유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대표가 되면 전남, 전북, 광주에 2명씩 석패율 후보를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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