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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들 그렇게 하이킥, 하이킥 하는 걸까

최종수정 2011.06.28 18:09 기사입력2011.06.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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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방영될 새 시트콤 <하이킥3>(가제)의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가 29일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정식 캐스팅과 스토리라인을 밝힌다. 방영 몇 개월 전의 드라마가 한 두명이 아닌 모든 캐스팅 사실을 공식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하이킥3> 제작 사실이 알려진 뒤 수많은 인물들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고, 언론 보도가 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캐스팅 후보들만 해도 윤계상, 크리스탈, 안내상, 황신혜, 장재인, 강승윤, 박하선, 이적, 이종석 등 활동 장르, 경력,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블록버스터 대작 드라마도 아닌 시트콤의 캐스팅이 이처럼 화제가 된 것은 물론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을 연출한 <하이킥 3>의 연출자 김병욱 감독 때문이다. 앞선 두 편의 <하이킥>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얻은 것은 물론 <하이킥> 시리즈가 배우들을 스타로 만들기 때문이다. 정일우, 윤시윤 등 신인급 연기자는 물론 연기자로 자리를 못 잡던 황정음이 단번에 주연급 배우로 떠올랐고, 아역 배우 이미지가 남아 있던 신세경도 수많은 작품의 캐스팅 제의를 받으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또한 이순재, 나문희, 정보석, 오현경, 박해미 등 중견 배우들 역시 <하이킥> 시리즈로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폭 넓은 인지도와 이미지를 확보했다. <하이킥> 시리즈에 연속 출연한 이순재는 작품 안에서 황혼의 로맨스를 꿈꾸는 70대 청춘의 이미지를 강풀 원작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까지 끌고 가며 노년의 아이콘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정보석 역시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기존의 지적인 이미지를 비튼 무능한 사위 연기 이후 보다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7세 정신 연령의 봉영규 역할로 출연하는 것 역시 <지붕뚫고 하이킥>의 힘이 크다.

이런 <하이킥>시리즈의 힘은 연출자 김병욱 감독의 힘에서 나온다. 김병욱 감독은
꼿꼿한 노인의 이미지였던 이순재를 ‘야동순재’ 캐릭터로 바꾼데서 볼 수 있듯 경력 많은 배우들의 이미지를 잘 살리거나 뒤틀어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든다. 그만큼 배우들은 자신의 존재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 시킬 수 있다. 반면 청춘 배우들은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볼 수 있듯 시청자들을 강하게 몰입시키는 멜로 드라마로 배우들에게 매력적인 이미지를 부여한다. 여기에 학력, 청년 실업 , 심지어는 죽음 등 현실에 뿌리박고 있는 상황설정과 때론 현실 풍자까지 가미된 코미디를 결합한 김병욱 감독 특유의 이야기는 시트콤으로서는 드물게 찬반 논쟁까지 있을 만큼 ‘작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순재, 노주현 등 오랜 경력의 연기자들이 <하이킥> 시리즈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출연하면 인기는 물론 강한 캐릭터도 얻고, 좋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하이킥3>의 오디션장에는 남녀 아이돌을 포함한 신인 연기자와 기성 연기자를 합쳐 600여명이 넘게 참여할만큼 성황을 이뤘다. 또한 많은 배우들이 ‘<하이킥3>에 출연한다’, ‘정해지지 않았다’만 가지고도 며칠 동안 화제에 올랐다. 일부 연예인은 김병욱 감독과 간단한 미팅을 가진 것 만으로도 “출연 유력”, “출연 제안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언론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출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뿐만 아니라, 출연 섭외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 캐스팅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까지도 여러 연예인의 출연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단순 캐스팅 정보일 뿐이다. 누가 출연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이킥3>에서는 누가 어떤 역으로 출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29일 김병욱 감독과 초록뱀미디어가 발표하는 공식 캐스팅 소식에는 출연진 명단과 스토리뿐만 아니라 배역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미 윤곽이 다 드러난 캐스팅 정보에도 불구하고 29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과연 <하이킥 3>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사진 제공. MBC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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