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CJ그룹이 선정된 가운데 대한통운 내부에서는 심상찮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한통운 노동조합원을 비롯해 임직원의 절대 다수가 CJ그룹이 아닌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으로 피인수를 바랐던 만큼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계 및 대한통운 인수ㆍ합병(M&A) 본입찰에 참여한 각 사에 따르면 대한통운 매각 주간사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등은 이날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CJ그룹을 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한통운 내부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당황한 기색을 나타냈다. 특히 자금력 우위에 있는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에 비해 CJ그룹 측이 과감한 베팅을 한 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오는 상황이다.

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노조에서 당장이라도 머리띠를 둘러 맬 분위기"라면서 "사실 새로운 주인으로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원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피인수 된 이래 '승자의 저주' 덫에 걸려 희생양이 됐다는 피해 의식이 있는 와중에 2조원이 넘는 가격을 써 낸 CJ그룹이 잘 이겨낼 수 있을 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듯, CJ그룹에서는 서둘러 대한통운 달래기에 나섰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매각 주간사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은 CJ와 대한통운 모두에게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CJ 측은 "그룹 내 물류 회사인 CJ GLS 및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오쇼핑과의 시너지를 통해 대한통운을 그룹 내 주요 성장축으로 삼겠다"며 "DHL 등 세계적인 물류 기업과 경쟁할 아시아 대표 물류 기업으로 키워서 물류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본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 상황에 대해서는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인수 이후 재무 안정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는 대한통운이 갖춘 풍부한 인프라에 CJ GLS의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결합하고 IT 및 첨단 물류 인프라에 지속 투자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