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몽골 정부가 매장량 12억t(우리나라 연간 석탄소비량 7258만t)에 사업비 70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유연탄광개발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예고도 없이 전격적으로 최종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없던 자국이 포함된 컨소시엄을 끼워 넣었다. 우선협상자에 포함됐던 한국과 일본을 제외시켰다.

몽골 정부는 4일(현지시간) 내각회의를 거쳐 타반톨고이 광산 개발 사업자로 중국 신화(지분율 40%),러시아-몽골 컨소시엄(36%),미국 피바디(24%) 3곳을 선정하고 6일 몽골 국회에 상정해 통과시킬 계획이다.

몽골정부는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일-러 컨소시엄과 중국 신화-일본 미쓰이컨소시엄, 미국 피바디,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 브라지 발레, 호주 엑스트라타 등 6곳을 선정했었다. 한-일-러 컨소시엄에는 한국에서 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한전 등 7개사가 참여했고 일(스미토모, 이토츠 등 4개사), 러시아 2개사 등 3개국에서 13개 기업이 참여했다.

몽골정부는 4월에 이들 6곳에 4,5곳으로 컨소시엄을 줄이는 그랜드컨소시엄을 제안했고 각 국별로 이를 준비했다. 그러나 컨소시엄들과 일체 협의도 없이 이날 중국 ,미국, 러-몽골 컨소시엄 3곳을 최종사업자로 발표해 버린 것이다. 몽골 정부의 발표문에는 중국 신화와 함께 했던 일본 미쓰이가 언급되지 않았다.

더구나 한-일-러 컨소시엄이 빠지고 러-몽골 컨소시엄이 새로 등장한것. 이 때문에 국내외 외신과 각국 정부 등에서는 "한국 일본이 탈락했다 " "러시아가 됐으니 러시아와 컨소시엄을 이룬 한국,일본이 참여한 것이다" "한국 일본이 몽골 다른 프로젝트에 눈 돌릴 것" 등의 억측과 해석이 난무했다.

지식경제부와 광물자원공사도 정식 통보는 물론이고 유선, 이메일 등 어떤 형태로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몽골측에 사실관계를 물어봐도 확인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경부 당국자가 6월 30일 몽골을 방문했을 때 만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몽골 정부의 담당관료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정서가 있다"며 "7월중 정부내 원칙에 대한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을에 열리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4일 내각 회의를 거쳐 돌연 최종사업자를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몽골이 정치,외교, 경제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중국,미국,러시아 등 강대국을 우선 선정한 것 같다"면서 "대신 자국 정부를 러시아와 컨소시엄으로 포함시켜 추후에 한국 일본 등에 자국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지경부와 광물공사는 현지 대사관, 러시아 및 일본 등을 통해 '러시아-몽골 컨소시엄의 실체'를 포함,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배경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국제입찰을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않게 진행한 몽골정부에 일본과 같이 대응하면서 추가협의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한편, 대한석탄공사(사장 이강후)는 지난 2일(현지시간) 몽골 서북부지역 현지 홋고르 탄광에서 개광(開鑛)식을 갖고 생산을 시작했다. 석탄공사가 2010년 12월 지분 51%를 1000만달러에 인수한 홋고르탄광은 여의도 면적 16배에 1억900만t의 유연탄이 매장돼 있다. 석탄공사는 노천 계단식 채탄작업을 통해 연간 30만t을 시작으로 100만t∼200만t까지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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