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검찰이 역외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시도상선을 조사하기 위해 우리금융의 전산 자회사 우리금융정보시스템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는 지난 6일 서울 상암동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우리은행 거래고객들의 정보를 포함한 전산시스템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시도상선이 홍콩에 두고 있는 자회사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시도상선의 홍콩 자회사인 CCCS(시도카캐리어스서비스·CIDO Car Carrier Service)와 우리은행 홍콩지점 거래계좌 30여개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국세청이 '선박왕'이라 불리는 권혁 시도상선 회장에게 탈세 혐의를 제기한 것은 지난 4월 초다. 역외탈세 혐의로 4101억원의 세금 추징을 결정하고 이를 납부하도록 통보한 것. 하지만 권 회장이 세금을 내지 않자, 국세청은 4월 중순 권 회장의 홍콩 회사인 CCCS 명의의 우리은행 홍콩지점 계좌를 압류 조치했다.

그러나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6월14일 우리은행에 대해 압류조치는 부당하다며 즉각 해제를 명령했고, 최근 시도상선은 조세심판원에 세금 불복청구를 제기하겠다고 밝혀 이와 같은 상황에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측은 "금융실명제법상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은행과 국세청간의 문제가 아니라 시도상선과 국세청간의 문제인 만큼 크게 염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지점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은행 점포는 창구로만 이용됐을 뿐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연관이 있다면 국세청이 압류 조치를 요구했을 때 순순히 응했겠느냐"고 일축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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