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정부의 규제완화와 함께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형건설사들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도 속속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8월에는 대형건설사 최초로 쌍용건설이 도시형생활주택을 선보이고 GS건설은 하반기 분양을 준비 중이다. 한라건설은 도시형생활주택 전문 브랜드를 내세워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로 도입 2년째를 맞은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주택이다. 주로 도심 역세권에 위치하며 대학생, 신혼부부, 은퇴노인, 싱글족 등을 주 타깃으로 한다.

그러나 새로운 주거형태로 떠올랐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 진출한 건설사들은 많지 않다. 높은 땅값에 비해 사업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에 정부는 이달부터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승인 규모를 기존 150가구 미만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확대했다. 또 원룸형 뿐만 아니라 별도의 침실을 포함한 투룸형도 지을 수 있어 2~3인 가구도 살 수 있도록 했다.

가구수 확대 방안에 맞춰 8월말 쌍용건설이 대림동에 전용면적 13~31m2 291가구를 분양한다. 도시형생활주택 단일 분양 규모로는 최대다. 분양에 맞춰 별도의 브랜드 이름 등도 내부논의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사업진행을 하는 데 있어 정부의 300가구 미만 규제완화가 도움이 됐다. 대형건설업체로서는 첫 진출하는 것이라서 업계에서도 많이 주목하고 있다"라며 "분양가, 평형, 외관 등에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형생활주택에 국한하지 않고 소형주택 개념으로 사업을 구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하반기 중 서대문 대현자이 92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현재 브랜드 공모 중 이며 평형대와 분양가 등 구체적인 사안과 일정은 미정이다. SK그룹 계열사인 SK D&D도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 브랜드 '큐브(QV)'를 출시하고 지난 5~6월 서울 용산과 강동 일대에서 분양에 나섰다.

최근 도시형생활주택 전문 브랜드 '한라비발디 스튜디오'를 내놓은 한라건설은 8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3-13번지 일원에서 처음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한다. '강남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193'은 도시형 생활주택 149가구, 소형 오피스텔 44실 등 총 193가구 규모이며, 인기가 높은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됐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비싼 땅값 등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신규 사업 개념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업체들의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도심 역세권은 공간이 한정돼있기 때문에 이들의 진출이 결국 땅값 상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와 임대료도 덩달아 올라가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규제완화로 틈새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대형건설사들이 사업에 뛰어들면 건축비 책정 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그렇게 되면 분양가가 오르고 임대료가 올라갈 것이란 우 려도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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